김동조 (대통령 외교 담당 특보)씨 사표 수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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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동조 대통령 외교 담당 보좌관은 23일 박정희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 수리됐다.
미 의회로부터 박동선 사건과 관련된 증언 요구를 받아온 김씨는 『나로 말미암아 물의를 일으켜 우리 정부와 국민에게 누를 끼치게 된 것을 죄송스럽게 생각하여 사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지난 25년 12월부터 2년6개월간 특보직을 맡아온 김씨는 사표가 수리된 후 기자와 만나 『최근 보도에 의하면 본인의 양심과 진실에 입각한 협조 요구의 범위를 훨씬 넘어서 사전에 정해진 방향의 답변을 요구하고 그것을 관철하기 위해 대한 식량 차관 (PL 480) 삭감 등 위협적인 방법으로 강요하고 있는데 대해 심히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하고 『이러한 강압적 수단으로나 개인의 인격과 우리를 모욕하는 처사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씨는 『그 동안 할말이 많았으나 무슨 말을 하면 발뺌이나 하는 것 같아 참아왔다』면서 『외교 특권이 아니면 하나 하나 따져 대결해 보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에게 돈을 주었는지 알려 달라고 하나 돈을 주지 않았는데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김씨는 『이재현이란 사람이 내가 사무실에 앉아서 돈 세는 것을 보았다고 하는데 같은 사무실의 앞뒤자리에 앉아 있었다면 몰라도 가뭄에 콩 나듯 가끔 나타난 사람이 무엇을 보았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하고 『어느 나라 대사든간에 미국에서 국회나 정부, 혹은 회사 사장을 만나러갈 때는 미리 「어포인트먼트」 (약속)없이 가는 법이 없는데 내가 국회에 갔었는지 안 갔었는지는 당시의 「어포인트먼트」 대장을 보면 알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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