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택시, 귀가 길 「리어카」행상일가 덮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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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9일 하오 11시20분쯤 서울 강남구 삼성동66 앞길에서 야채행상 김경순씨(40·여·강남구 삼성동 16)가 외아들 해남군(1)을 등에 업고 큰딸 해경양(10·도곡국교4년)등 세 딸을 「리어카」에 태워 밀고 가다 서울1사4782로 「택시」(운전사·김동한·26)에 치여 모자는 숨지고 세 딸은 중경상을 입었다.
사고는 통금에 쫓겨 경기고에서「테헤란」로 쪽으로 과속으로 달리던 「택시」가 마주 오던 차의「헤드라이터」때문에 「리어카」를 밀고 가는 김씨 등을 보지 못해 일어났다.
부상한 해경양 등 세 자매는 동부시립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고있다.
김씨는 네 남매와 함께 강남구 청담동 AID 「아파트」앞에서 야채행상을 마치고 밤늦게 귀가하던 길이었다.
김씨는 남편 김홍열씨(43)가 10여년 전부터 결핵을 앓아 눕자 7년 전부터 삼성동 3평 남짓한 토담집에 월세 6천원에 세 들어 살며 상오6시에 강남구 대치동 야채 밭에서 배추·무우 등을 사다 청담동 시장에서 팔아 하루1천∼2천원의 수입으로 6식구의 생계를 꾸려왔다.
김씨 가족이 변을 당한 사고현장에는 김씨 가족의 유일한 생계수단이었던 녹슨「리어카」가 주인을 잃은 채 찌그러져 있었고 김씨의 앞치마는 김씨가 이날 벌었던 것으로 보이는 2천3백원이 든 채 팽개쳐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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