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호단체 이름도용 12억원 어치 면세수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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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치안본부 수사대는 17일 국내 원호단체의 이름을 도용하고 보사부 장관의 공문서를 위조하여 미국 원조단체로부터 12억 원 어치의 의류품 7천3백82뭉치(2백t)를 면세수입, 시중에 팔아온 우신통상 업무차장 윤병식(34·서울 도봉구 미아4동 4의139)·의류판매「브로커」서재우(35)씨 등 2명을 공문서위조·동 행사·외국 민간원호단체에 관한 법률·무역거래법·관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하고 주범 박광신(43·범양「엘리먼트」대표)·보사부 국립 정신병원 보급계장 이명환(40)씨 등 10여 명을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치안본부에 따르면 이들은 75년부터 지난 달 말까지 경주에 있는 민재 양로원 원장 김용성 씨 등 원호단체에 20만∼30만원을 주고 구호단체 이름을 빌거나 국립 각심학원 원장 등의 이름을 도용, 미국 아동구호단체에 보사부 장관의 위조 공문서를 제출, 국내 1백25개 구호기관에 제출하는 것처럼 관계서류를 꾸며 미국에서 의류 한 뭉치에 15만 원 씩 싸게 사들여 면세수입, 서울 동대문·남대문·부산 국제시장·대구 서문시장 등지에서 팔아왔다는 것이다.
주범 박 씨는 지난 달 의류 2백 뭉치(시가 3천만 원)에 해당하는 보사부장관 명의의 신청서를 위조해 통관시켜 동대문 시장에서 판 것을 비롯, 지난해 7월에는 구속된 윤 씨가 민재 양로원에 30만원을 주고 명의를 빌어 재미교포 유일환 씨가 민재 양로원에 기증하는 것처럼 꾸며 3백만 원 어치의 의류를 통관시키는 등 모두 12억 원 어치의 의류를 같은 방법으로 수입 처분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갖고 있는 의류 1백56 뭉치를 증거물로 압수하고 돈을 받고 구호단체의 이름을 빌려준 단체장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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