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대이동 후유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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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 주말까지 보름 사이에 정규직 전체 직원의 10%에 가까운 l천7백 여 명이나 한꺼번에 인사이동을 한 서울시는 각 과·구청·출장소마다 축제 분위기로 들떠있지만 온통 사람이 뒤바뀌어 한동안 업무수행이 순조롭지 못할 듯.
이번 인사는 대부분 기구확장으로 인한 승진이기 때문에「보너스 인사」라는 것이 시청고위 층의 생색 섞인 표현인데 반해 인사 실무자들은「부족되는 사람을 충원해 달라」는 구청·사업소의 극성에 한 달 이상을 시달려서인지 이번 인사는「스카웃 전쟁」이었다고 표현. 특히 기술직은 더욱 불티가 나 실력이 좀 있다는 직원이면 서로 끌어가려는 바람에 가벼운 입씨름이 오간 예도 20 여 건이나 됐다고.
그런가 하면 4급 갑으로 승진된 기술직을 구청·사업소와 과장대리로 발령하려 하자 8월에 있을 승진시험 준비를 이유로 과장자리를 마다하는 기현상까지 보여 이래저래 실무자만 골탕.
외부에서의 압력도 유례없이 많아 실무자들은 통제구역인 지하 상황실에서 의부와의 접촉을 끊은 채 더위와 싸우며 10여 일을 작업했다는 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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