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괴무장선 승무원 송환 8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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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판문점=이영섭 기자】동해 거 진 앞 바다에서 격침된 북괴무장선박 승무원 8명이 13일 판문점 자유의 집 앞뜰에서 열린 군사정전위 제4백52차 비 서장 회의를 통해 북괴 측에 인도됐다.
송환은「유엔」측 비 서장「케네드·클레이퍼스」대령이 상오 11시 회의장 건물사이 군사분계선에 도착, 양측의 신원확인으로부터 시작됐다.
송환승무원 8명은 양쪽에 도열한「유엔」측 경비병 사이에 일렬로 섰고 북괴 측 비 서장 최원철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한 사람씩 신원을 확인했다.
이어 승무원 8명은 각각「유엔」측 경비병의 인도로 한 사람씩 너비 50m·높이 5cm의 「시멘트」분계선을 넘었고「유엔」측「클레이퍼스」비 서장이 북괴 측 비 서장으로부터 신병인도 증에 서명 받음으로써 송환절차는 15분만에 모두 끝났다.
지난달 19일 동해에서 해군에 의한 무장선 격침으로 생포됐다가 25일만에 송환된 8명의 승무원들은 이날 각기 회색·갈색 등의 신사복과「넥타이」까지 맨 말쑥한 차림이었고 손에는 가방과 포장된 선물꾸러미를 들고 있었다.
「버스」편으로 공동경비구역까지 인도된 이들은 내내 침울한 표정을 지었고 어떤 승무원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러나 아무튼 군사분계선을 넘고 송환절차가 모두 끝나자 갑자기 가방과 선물꾸러미를 분계선 남쪽으로 집어던지며 약 5분 동안 소란을 피웠다.
시계를 풀고 입었던 옷과 양말까지 벗어 팽개치고「팬티」바람으로 북괴 측 판문각으로 올라갔다.
판문각 계단에서 알몸에「팬티」바람의 이들이 만세를 외치자 북괴경비병들은 이들을 박수로 맞으며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이들의 소란이 끝난 뒤「클레이퍼스」「유엔」측 비 서장은 북괴 측이 공동경비구역 안에서 질서유지를 못하고 소란을 피 운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한 때 긴장이 감돌기도 한 회의장 주변에는 60여명의 내 외신 기자와 이례적으로 북괴 측 기자 10여명이 몰려 취재했다.
판문점을 통해 북괴 측에 신변을 인도하기는 이번이 두 번째로 밝혀졌다.
첫 번째는 60년 7월 30일 동해에서 격침된 북괴어뢰정 수병 4명을 같은 9월8일과 10월6일 두 차례에 나눠 송환한 것으로 그 당시에도 북괴수병들은 옷과 선물 등을 던지고 소란을 피웠었다.
이날 송환된 승무원은 다음과 같다.
▲김원선(기관장) ▲이양수(54·부기관장) ▲김형도 ▲지민권 ▲노대식 ▲박대석 ▲장춘열 ▲고경학(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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