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로 변 산불|열차 매연의 불티가 주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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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기차가 철로 변에 마구 불을 흘리며 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산불이 나고 잔디가 타는 등 철로 주변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더욱이 가연성 물질이 있는 곳이나 주택가 등에서는 뜻하지 않은 큰 사고를 떨 위험마저 도사리고 있다. 이 같이 철로 변에 불씨를 던지는 실화(실화)의 주범은「디젤」기관차. 기관차가 배기 연통에서 불티를 마구 흩날리며 달려 불을 내기 때문. 철도청에 따르면 이는 매연(매연)「가스」에 의한 현상으로 기관차 안에서 완전 연소되지 않은「디젤」유의 찌꺼기가 배기 연통에 붙어 있다 분출되는 고열「가스」에 의해 불이 붙어 불티가 돼 튀어나와 화인이 되고 있다는 것.
연소되지 않은「가스」는 노후 기관차가「커브」나 오르막길 등에서 속도를 바꿀 때 기계의 회전속도가 빨라지면서 배기「가스」량도 급증, 분출되고 있다는 것.
철로 변의 해당 시-군은 화통의 불꽃으로 빚어지는 화재예방을 위해 대책을 세우도록 철도청에 요구하는 일이 잦다.
철도청 조사로는「디젤」기관차의 불티에 의한 화재 사고는 가뭄이 계속됐던 최근에 특히 자주 일어났다. 지난 8일 하오 2시50분쯤 충남 보령군 웅천면 두룡리 앞 15도「커브」길에서 장항발∼천안행 제1274호 화물열차가「디젤」기관차의 배기 연통에서 불티 7∼8개를 쏟아 내 연변 도 유림에 인화, 산불이 나 도 유림 2정보와 3∼5년 생 소나무 1백 여 그루를 불태웠다.
당시의 현상은 인근 논에서 일하던 주민들이 발견, 진화 작업을 벌였다. 이에 앞서 5월29일 상오 11시 50분쯤인 충남 홍성군 귀항면 청광리 앞 철길에서 장항발∼천안행 제287호 여객열차가 역시 15도「커브」를 돌다 기관차에서 불티 3∼4개를 내뿜어 철로 변 조한요 씨(59)의 산 2천 평을 태우기도 했다.
또 4월 8일 상오 11시30분쯤 강원도 명주군 옥계면 악풍리 영동선 밥 재「터널」앞 5백m 오르막길에서 영주 발∼강릉행 제1859호 화물열차(기관사 함재호·42)의「디젤」기관차에서 튀어나온 불티로 역시 산불이 나 소나무·잡목 등 1만 그루 6점보를 불태웠다.
철도청에 따르면 전국 철도에 운행중인「디젤」기관차는 모두 3백84량으로 이는 55년부터 74년까지 도입된 것.「디젤」기관차는 내구 연한이 30년이나 보수만 잘하면 그 이상 운행할 수 있는 것으로 산불 등의 화인이 되는 기관차의 불티는 정비를 제때에 함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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