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고법」발표회 갖는 김명환 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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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남이 창하는 뒷전에서 북채를 잡고 40년간, 외길을 걸어온 김명환 씨(66)가 지난해 무형문화재 59호 「판소리고법」의 기능자로 지정 받았음을 기념 삼아 30일 하오2시 한국일보사 강당에서 발표회를 갖는다. 역시 독주가 아니고 판소리 명인의 뒷전에서 북을 치는 발표회다.
『일 고수 이 명창이라 하지 않습니까. 북이 제대로 울리지 않으면 창이 안 되는 겁니다. 내가 설명은 잘못하지만 명창들이 다 알고 있지요.』
북은 그저 덩덩 떠그럭 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음향을 알아서 치는 법과 생사의 맥을 짚어가며 치는 법 등 다양하다. 말하자면 사설의 음률화에 있어 음률의 근거가 되는 장단법칙이 바로 고법. 대표적 사설음악인 판소리에서는 그래서 명 고수 없이는 명창이 나올 수 없다는 귀결이다.
『내 선생님이 여러분 계셨죠. 동향인인 장판개 문하에서 처음 창과 북을 배우고 이날치 박판석 두 분한테서 전통 고법을 터득했지요. 고법 이론은 주봉현 같은 분이 도움을 주었구요. 하지만 또 당대의 명창이 없다면 고수 혼자 되는 일입니까.』
판소리 강산제 명창 정응민 씨의 「콤비」로 활약하는 동안 그의 명성도 함께 높아간 것이리라.
이번 발표회는 이미 지정 받은 판소리 명창 정권진 박초월 김소희 박귀희 씨 등이 협찬위원회를 마련해 그 개최를 적극 주선했다.
곡성 태생으로 고창에서 보통 고보(중학)를 나왔다. 이번 발표회에는 학계의 협조로 『판소리 고법』이란 책자도 선보인다. 전례 없이 융숭한 발표회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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