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친서… 안보공약과 관련 있는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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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브레진스키」 미 대통령 안보담당보좌관은 25시간의 짧은 체한기간중 우리 정부에 대해서 『마음씨 좋은 「샘」 아저씨』 노릇을 하고 돌아갔다. 정부 고위소식통의 말을 빌자면 그는 『좋은 소식으로만 가득 찬』 「카터」 대통령의 친서를 휴대하고 왔고 회담에서도 좋은 얘기가 많았다는 것.
이번 서울회담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의제없는 대화였고 협상 아닌 한미고위층간의 의사타진이었던 것 같다.
「브레진스키」는 3자회담문제등 몇가지에 대해 미국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첫째, 3자합담안이 원점으로 후퇴했다는 점이다. 「브레진스키」는 미국측이 3자회담을 제안하지도 않았으며 미국은 한국이 반대하는 그러한 회담을 하지 않겠다고 미대사관 「리셉션」등의 자리에서 밝혔다. 「브레진스키」 일행은 중공측도 남북한이 직접 협상을 해야된다는 의견임을 전해왔다. 특히「브레진스키」는 이한성명에서 한국을 우회하거나 고립시키지 않겠다는 미국측 의사를 재천명함으로써 일단 미· 북괴의 직접접촉 가능성도 아울러 배제했다.
둘째, 대한안보공약의 재확인이다. 「브래진스키」는 청와대회의담에서 안보문제와 한미현안을 혼동하지 말아야한다는 점을 밝혔다고 하며 「카터」 대통령의 친서도 안보공약과 관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브레진스키」는 주한미군을 계획대로 철수하더라도 미군일부를 계속 한국에 잔류시키겠다는 미국의 의사를 중공측에도 통고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실은 미국의 종전입장과 다를바 없지만 미국의 안보담당 최고정책입안군의 한사람인 「브레진스키」의 임을 통해 확인됐다는데 의미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브래진스키」 자선의 방한자채가 작년8월 「밴스」 미 국무장관이 중공방문후 동경을 거쳐 바로 귀국했던 사실과 비교할때 미국의 대한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브레진스키」의 이러한 행적을 두고 미국의 한반도문제 접근방식이 지금까지와 똑같은 형식으로 답습될 것으로 보는 것은 성급할 것 같다.
「브레진스키」는 미·일관계를 주축으로 하고 중공과의 관계개선으로 동북아문제를 해결하려는 입장이고 한반도문제는 그러한 역관계속에서 고회된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문제가 미· 중공간에 의견일치를 못본 소수의 문제에 포함돼있음을 암시하면서 그려한 문제는 의견일치를 본 문제보다 실질적인 중요성에서 떨어진다고 말했다. 「브레진스키」가 중시하는 것은 대소전략· 중공과의 관계 개선이고 한반도 문제는 그 선위의 학수에 지나지 않는다.
중· 소문제는 미국에 맡기고 한국은 북괴에 신경 쓰라는 「브레진스키」 발언의 「뉘앙스」도 그런 것 같다.
「브레진스키」는 짧은 일정가운데서도 많은 한국인과 접촉, 안보의의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이한성명에서 한국의 정치적 발전이 건전한 방향으로 계속되기를 희망하고 그러면 미국은 한국의 안보유지를 위해 밀접한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은 「카터」 행정부의 또 다른 대한관을 나타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김형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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