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저하 막을 대책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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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문교부가 내년부터 확대 실시키로 한 고교 추첨 입시제에 대해 대부분의 교육 전문가·일선 학교장·학부모들은 경쟁 입시든 추첨 배경이든 입시 제도의 일원화가 바람직하지만 학교 시설·교원의 평준화와 전반적인 학력 저하를 막기 위한 종합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일부 대학 교수들은 추첨 배정제 입시로 학교간의 경쟁이 둔화돼 전체적인 학력 저하를 빚을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전국 고교생들의 학력 고사를 치러 성적이 뒤지는 학교에 자극을 주어 학력을 끌어 올려야 하며 「엘리트」 교육을 위한 전문 교육 기관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74년 전국에서 맨 먼저 고교 추첨 입시제를 실시한 서울과 부산 시내 일선 고교 학교장·진학 지도 교사들은 당국의 지원과 감독으로 4년 동안 보통교실·체육장·교재·교구 등 일반 학교 설비를 평준화 이전 65∼85% 선에서 95%선까지 끌어 올렸으나 과학관 등 특별 교실과 교지·운동장 시설은 여전히 60∼70%선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시설 평준화가 가장 잘 된 것으로 돼 있는 서울 시내 고교의 경우 아직도 진흙 비탈을 올라 가야하는 등교길이나 옥상 운동장이 있는 학교가 있으며 연탄 난로도 제대로 피우지 못하는 학교와 「스팀」 난방 시설을 갖춘 학교가 같은 학군에 있다고 일선 교사들은 지적했다.
시설 평준화 못지 않게 어려운 문제는 교원 평준화로 고교 추첨제 확대를 추진한 문교부 당국자도 교원의 질을 높이는 것이 고교 평준화의 당면 과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평준화 이후 교원의 교류는 공립의 경우 지역간 순환 근무제로 비교적 잘 되고 있으나 사립은 학교마다 설립 이념과 재정 형편이 서로 달라 교원교 류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질 낮은 교원의 도태가 어려워 학부모와 학생들이 학교 교육을 불신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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