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통화팽창 가속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해외 건설업체에 더한 절제 없는 현지 금융과 외화 예치제의 미비로 국내 통화팽창이 가속화되고 있다.
17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해외 건설 용역사업을 벌이고 있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해외공사에 필요한 적정 규모를 초과하는 과다한 현지 금융을 쓰면서도 공사선수금이나 기성고취하 대금은 거의 국내로 송금, 통화「인플레」를 촉진하고 있다.
정부는 이런 불 합리를 줄이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외자 예치제를 내년 1월 4일까지 부활시키고 현지금융 등 건설업체에 대한 자금 관리를 강화하는 조치를 위한 바 있다. 관(해외여신을 포함)의 현지금융이 그러나 외화 예치제의 경우 신규투자나 모든 부대경비까지 인정하는 등 허술한 구멍이 많아 예치의 실효가 적은 데다가 금융기관(해외여신을 포함)의 현지금융이나 지급보험 등 여신업무관리가 방만해 필요금액 이상의 초과 금융이 일반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지난 3월부터 초과 금융이 계속될 경우 신규 금융을 중단하고 초과금융을 즉각 상환 조치하도록 시달한 바 있으나 거의 실현되지 않고 있다.
관계 당국은 이 같은 불 합리를 시정하기 위해 현지 금융조사반을 중동에 파견, 실태를 조사중에 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성역화」되고 있는 해외건설「붐」을 타고 현지금융은 그것대로 쓰고, 해외에서 번 돈은 국내로 입금시키는 변칙적인 자금 조달을 통해 해외 건설업체들은 국내에서 각 분야의 기업을 인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러한 사례를 실증하는 것으로 76년 말부터 지난 3월말까지 40개 업체가 50개 기업을 인수하는 등 해외진출 건설업체들의 「탈 건설」현상이 일고 있다.
현재 해외에 진출하고 있는 업체는 해외건설 면허를 갖고 있는 1백22개 업체 중 64개 업체에 이르고 있으며 이들이 국내에 들여온 용역수입은 77년에 7억「달러」, 금년엔 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