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가족 마저 분해돼서야…"|비에「가정재건」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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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불과 10년 전만 해도 미국인들은「가족」이란 개념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근래 지나친 핵가족화에 따른 문젯점이 제기되면서 사회학자들 사이에서는『가정으로 되돌아가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세레인·부코르」같은 학자는 『가정은 가장 좋은 창안물이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며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있다.
이를 뒷받침 해 주듯「카터」행정부에서도 가정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이 마련되고 있다.
19세기초 미국은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서 핵가족화 되기 시작했다. 이 핵가족 제도는 미국인이 큰 자부심으로 여기고있는「독립심」에 의해 더욱 뿌리를 굳건히 내려갔다.
그러나 가정의 울타리는 자유로운 분위기의 학교라든가, 각종 사회시설이 생기면서 무너지기 시작했으며 가정의 전통적인 기능인 병간호·식량장만·여가활동 등은 가정 밖에서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예전부터 지켜져 내려오던 전통주의로는 더 이상 가정의「패턴」을 만들어 낼수 없게 됐으며 사회의 변화도 사람들의 선택권도 다양해졌다. 가정을 지키기보다는 개인의 일이 더욱 중요하게 된 것이다. 핵가족이 다시금 분열하기 시작한 것이다.
어린이들에게 침투력이 강한 TV라든가 각종 「미디어」의 발달로 부모들이 어린이들을「컨트롤」할 능력을 점차 상실해 가는 것도 한 이유로 꼽히고있다.
가정의 위기의 또 한가지 이유는 양육비가 지나치게 많이 든다는데 있다.
예를 들면 77년 한 가정의 수입이 1만6천5백∼2만「달러」인데 비해 18세까지의 교육비는 5만4천「달러」를 웃돌고 있다. 이런 경제적 압박으로 어머니들까지 직업을 갖게 하고 있으며 가족의 분열을 가져오기도 한다.
미혼자들은 양육비 압박으로 인해 결혼을 꺼리고 있으며 기혼자들도 출산을 회피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는 돈버는 아빠, 집안 일을 보는 엄마, 그리고 자녀들로 이루어진 전통적인 가정은 4분의l에 불과하다.
가족의 보호를 위해서는 돈벌이와 육아를 동시에 해줄 수 있도록 경제적으로 곤란한 어머니를 돕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란 것이 사회학자들의 주장. 정부는 맞벌이 부부를 위해 「자유 출·퇴근제」와 「반일제 근무」검토하고 있다. 또 어머니는 직장을 떠나 가정으로 돌아 가 자녀를 돌봐야한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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