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해방, 인력자원 활용 위해서도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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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여성해방 운동과 대학의 역할에 관한 「아시아」여성학자 「세미나」가 11∼13일 이화여대 「인터내셔널·홀」에서 열리고 있다. 이 대학부설 한국 여성연구소 (소장 김형정) 주최로 열린 이「세미나」에는 「필리핀」·인도·「이란」·「홍콩」·일본·「레바논」· 「파키스탄」·미국 및 국내의 학자 50여명이 참가, 「여성교육의 역사적 고찰」, 「여성의식변화를 위한 대학의 역할」등의 강연과 분과 토의를 갖는다.
첫날 주제강연을 한 이대 장상 교수(기독교학과)는 오늘날 젊은 여성들은 지극히 제한된 전통적인 여성의 역할 밑에서는 자신을 충분히 실현시킬 수 없으며 인간적 만족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여성들은 그동안 교육적·정치적·경제적 차별대우로 사회진출을 못했으며 실질적으로 인간이하나 2등 인간으로 취급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여성의 능력과 자원도 거의 개발되지 않고 있는데 이 같은 현상은 세계 인간자원의 반 이상을 사장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는 것.
이런 시점에서 여성해방 운동은 단순히 여성의 권리와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전 인류발전을 위한 것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그러나 여성의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소는 사실 여성자신의 잘못된 자기이해와 자기의식에 있다는 것이 장 교수의 지적이다. 여성들 스스로가 그들의 열등한 지위를 불가피한 것으로 또는 타당한 것으로 인정하고 있는데 이것은 남성 지향적이고 남성위주의 사회에서 수세기에 걸쳐 형성된 개념이다.
이와 같은 것을 고려할 때 대학의 역할은 불가결한 것이다. 여성운동이 효과적으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확고한 이념적 기반을 필요로 한다.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지위를 얻기 위한 대학의 역할을 지적하면 첫째, 여성의 의식을 개발해야 하며 둘째, 학문 전 분야에 걸쳐 여성의 잠재능력을 개발·발전시키고 셋째, 여성해방 운동에 대한 이념적인 기반을 제공하는 일이다.
대학은 『여성학』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여성의 의식을 개발하는데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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