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주미대사 증언 문제 협상이 결렬되기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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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워싱턴=김건진 특파원】한국 정부는 김동조 전주미대사가「오닐」미 하원의장에게 전화 혹은 서한을 보내 상황을 설명하겠다는 선까지 양보를 했으나「재워스키」하원 윤리위 특별고문은 김씨를 서울 또는 제3국에서 접촉해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김씨의 증언문제는 끝내 협상이 깨지고 말았다.
다음은 10일 밝혀진 김씨 증언 문제를 두고 한미간의 협상과정.
▲4월10일=김용식 주미대사는「오닐」미 하원의장을 만나 김동조씨가「오닐」의장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얘기해보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 김대사는 만일 전화로 불충분하면 김동조씨가「오닐」의장에게 개인적으로 서한을 보내 상황을 설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대사는 국제법과 국제관례상 이것이 한국정부가 양보할 수 있는 최종선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오닐」의장은『그것은 아주 건설적인 생각』이라고 말하고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4월14일=「오닐」의장은 김대사에게 편지를 보내 김대사가 직접「재워스키」고문을 한번 만나 보는 것이 좋겠다고 권유했다.
▲4월20일=김대사는 국무성 고위층과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 국무성은 한국정부의 제안이 좋은 생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김대사에게「재워스키」고문을 만나 직접 설득해보라고 권유했다.
▲4월25일=김대사와「재워스키」고문이 국무성의「홀브루크」차관보 방에서 만났다. 이때 김대사는 전화나 편지의 생각을 제시했으나「재워스키」고문은『내가 서울 가서 김동조씨를 만나거나 서울과「워싱턴」이 아닌 제3국에서 김씨를 접촉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김대사가 이를 거절하자「재워스키」고문은『제3국에서 같은「빌딩」내에서 방을 따로 쓰고 김씨를 대면하지는 않고 문서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자』고 제의하면서『이게 마지막 양보선』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대사는 이것도 거절했다.
▲5월8일=「재워스키」고문은 김대사에게 전화를 걸고『의회「스캔들」도 있고 하니 다시 한번 만나자』고 제의했다.
▲5월10일=김대사는「홀브루크」차관보 방에서「재워스키」고문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재워스키」고문은 서울 혹은 제3국 얘기를 하면서 김동조씨가 ①증언을 해야하고 ②선서를 해야 한다는 두 가지 필수조건을 말했다.
그러나 김대사는 한국정부의 최저선을 양보할 수 없다고 거듭 말했다. 결국 회담은 결렬됐고 두 사람은 회담이『교착상태에 빠졌다』는 사실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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