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원조 삭감 두 수정안 부결 미 하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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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김건진 특파원】미 하원본회의는 10일 한국에 대한 평화식량기금 5천6백만「달러」를 삭감하자는「브루스·캐퓨토」의원(민주·「뉴욕」주)의 수정안을 2백54대l백46표로 부결시켰다. 하원본회의는 또 8천9백만「달러」에 달하는 한국에 대한 군사차관, 군사훈련비, 평화식량기금, 평화봉사단기금을 포함한 모든 대한원조를 삭감하자는「앤드루·제이컵즈」의원(민주·「인디애나」주)의 제안도 기립표결 결과 66대16으로 부결시켰다.(관계기사3면)
이에 앞서「재워스키」미 하원윤리위 특별고문은 김동조 전주미대사의 증언문제에 관해 한국정부가 협조하지 않기 때문에 박간선 사건 조사는 불완전하게 끝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비관했다.
「재워스키」는 10일 상오 김용식 주미대사를 통해 한국정부의 방침을 통고 받았다고 밝히고『윤리위는 김동조 전 대사를 서울에서 조사하자고까지 계속 양보를 했으나 한국정부는 이 제안도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 기자회견에는「캐퓨토」의원도 동석했다.
이와 같은 상황은 지난 몇 달 동안 미국무성을 중개로 한국정부와 하원윤리위가 벌여온 막후협상이 완전히 결렬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다.「재워스키」고문은 기자회견에서 한국정부의 비협조 때문에 미 의회는 한국에 대한 원조를 삭감하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곧이어 열린 하원본회의는 한국에 대한 원조를 미국정부예산에서 삭감하자는 두 가지 제안을 모두 부결시켰다.
외교소식통들은 이 같은 하원본회의 투표결과는 박동선사건의 충격이 미의회의 분위기를 더 이상 좌우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캐퓨토」의원과「제이컵즈」의원은 각각 수정안을 마련하여 그 제출을 2∼3일간 늦추고 있다가 이날 한미협상이 결렬,「재워스키」고문이 한국 측을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한지 3시간 뒤에 본회의에 제출했다. 따라서 협상결과가 만족했다면 제출자체를 철회할 용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캐퓨토」수정안에 반대한 2백54표는 민주당 1백83표, 공화당 71표로 집계됐다.
하원본회의에서의 대한원조삭감 내지 중단 수정안의 부결을 두고 일부에서는 앞으로 처리될 철군보완 8억「달러」장비이양법안의 통과전망이 밝아졌다고 평가하고 있으나 또 다른 편에서는「재워스키」고문의 감정이 극도로 악화된 결과 어떠한 형태로든지「대한보복조치」가 나올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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