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에 넘친 「사랑의 물결」|"불우한 어린이에 따뜻한 손길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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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불우한 어린이들에게 따뜻한 손길을….』어린이날을 이틀 앞둔 3일 상오11시 서울강남구 언주국민학교(교장 정병대·42) 운동장에선 이 학교 새마을교실 어머니회원 29명과 여교사29명이 부모가 없고 가정마저 어려워 부모의 따뜻한 사랑을 모른 채 외롭게 자라는 이 학교학생29명과 의부모 결연식을 가졌다.
학교측의 주선으로 결연한 의부모들은 새 자녀로 맞이한 학생들에게 봄옷 한 벌과「러닝·셔츠」·「팬티」·운동화 1켤레씩을 선물했고 여교사들은「노트」와 연필 등 학용품을 주었다.
결연식에 이어 의부모들은 이들을 집으로 데려가 목욕을 시키고 저녁식사를 대접하는 등 하루를 즐겁게 해주었다.
「새어머니」를 맞아 선물을 듬뿍 받아들고 새어머니의 손을 잡고 교문을 나서는 어린이들의 얼굴엔 어두운 그늘이 가셨고 마음은 한없이 밝기만 했다.
1년4반 홍창수군(7)과 의부모 결연을 한 이옥자씨(39)는 『2남1녀를 두고있지만 조그만 정성으로 한 어린이가 따뜻이 자랄 수 있다는데 보람을 느꼈다』며 앞으로 홍군을 계속 보살펴 주겠다고 말했다.
언주국교 학부모사이에 의부모 맺기 운동이 벌어진 것은 77년4윌 이 학교에 정 교장이 부임하면서부터.
정 교장은 학교주변이 신흥개발지역으로 학생들의 가정환경이 다른 학교보다 심한 격차가 있음을 알고 불우한 학동들을 도울 수 있는 길을 육성회 및 새마을 어머니회와 의논했다.
정회원 90명인 어머니회는 곧 불우어린이 결연 운동을 벌이기로 결의, 이해 처음으로 부모가 없는 32명의 어린이들을 한사람씩 맡아 매워 1회씩 집에 초대, 저녁을 같이하고 자녀들과 함께 잠을 재우며 옷과 학용품을 사주는 등 보살펴주었다. 이에 이 학교 여교사들도 지도교사란 이름으로 이 어린이들의 또 다른 어머니가 되어 보살펴주었다.
말하자면 부모가 없는 불우학생에게 학부모와 교사 등 2명의 어머니를 갖게 해주는 셈. 이번 의부모 결연식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이날 식장에는 서울시 이창갑 교육감을 비롯, 각계 인사들이 참석해 이들의 결연을 축복해주었다. 【박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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