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이 황폐한 날-추은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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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사람 때문에
만나는 나는
다치기 쉽고
오늘에서
만나는 나는
우둔 뿐이다
하나씩의 환각을
거듭하면서
세월을 삼킨 다음
발길을 멈춰
선다
부셔버리구 싶은 것
잊어버리구 싶은 것
이제는
모두 사랑해야지
어느 황폐한 날에
만나는
한편의 시는
내 영혼의 진실
그 진실로
이제는
인생을 사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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