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대 중국인 학생들 한국 학우돕기 헌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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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은 다르지만 함께 공부하는 동료 학생이 고통받고 있는 것을 모른 체 할 수 없었습니다."

대전 한남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들이 백혈병으로 신음하는 한국인 학우를 위해 헌혈운동에 나섰다. 주니나(23.일문과 3년.여)씨 등 중국인 유학생 20여명은 지난달 28일부터 교내 공과대학과 상징탑 주변에서 모금운동과 함께 헌혈증서 기증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이 헌혈운동에 나선 것은 올해 초. 백혈병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는 권혁찬(26.산업시스템 공학과 4년)씨를 돕기 위해서다. 이들의 인연은 한남대와 중국 안후이성(安徽省)에 있는 합비(合肥)연합대학간의 학생교류 프로그램이 계기가 됐다.

지난해 합비연합대에서 공부했던 權씨와 중국 유학생들은 안면이 있는 사이다. 게다가 일부 유학생들은 權씨와 절친하다. 이런 權씨가 몸져 누웠다는 소식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미 헌혈을 마친 중국 유학생들은 한국인 학우나 국적이 다른 외국 유학생들에게도 헌혈을 적극 권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 2일까지 權씨를 위해 헌혈한 학생은 모두 3백여명. 이중에서 미국.일본 출신의 유학생들도 포함돼 있다.

주니나씨는 "서로 조금씩 힘을 합하면 權씨가 건강을 되찾을 수 있을 것 같아 학우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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