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서민편의 염두에 뒀으면…|서울시내 한달 간 170건이나 착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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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해동과 더불어 대도시의 도로 확장·전선·전화선 매립을 위한 굴착 등 각종 도로공사가 일제히 착공됐으나 공사시행에 앞서 규모·위치·공사 기간 등에 관한 사전공고나 착공 후에 충분한 임시 통행로 등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시민생활에 불편이 크다.
3월부터 12일 사이 서울시내에서 착공된 각종 도로공사만도 1백70여건. 이 가운데 ▲간선도로 확장 및 개설 40여건 ▲포장 20여건 ▲마을 안길 확장 및 포장 50여건 ▲굴착 20여건 등 모두 1백30여건은 앞으로도 1개월∼1, 2년씩 계속될 대규모 공사로 시민과 차량통행에 적잖은 불편을 주고있지만 임시통행로가 충분히 마련된 곳은 거의 없다.
특히 체신부와 한전 등에서 전화 및 전기 「케이블」매설을 위해 시행하는 도로 굴착공사 등은 공사규모나 위치·공사기간 등에 관한 사전공고가 거의 되지 않고 있어 주민들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신세계와 미도파백화점 앞 지하도 공사의 경우 꼬불꼬불한 임시통행로가 마련되긴 했지만 통행량에 비해 너무 좁아 수많은 시민들이 여전히 일렬로 선 채 짜증스런 통행을 계속하고 있으며 성산대로 개설공사가 한창인 독립문 옆 인도 일부는 헐다 둔 길옆 건물들의 벽돌과 「시멘트」벽체 등이 산더미처럼 쌓여 시민들은 각종 차량이 질주하는 차도로 위험스런 통행을 하기도 한다.
작년 10월에 착공, 2월에 준공예정이던 염천교 확장공사는 당초 세밀한 현황조사부족으로 고압선이 설 작업이 난관에 부닥쳐 준공예정일을 40여일 이상 넘진 현재까지도 차량통행을 전면 차단한 채 공사가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뉴」서울「슈퍼마켓」앞과 서소문 앞 및 의주로 쪽은 염천교에서 우회하는 차량들로 일대 혼잡을 빚고 있다.
또 성북구 안암동 「로터리」에서 고려대 이공대에 이르는 폭 10m의 보·차도 겸용도로는 한전 측이 시 당국의 사업승인만 받은 채 주민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사전예고도 없이 1일부터 고압선 매설공사를 착공, 가뜩이나 좁은 노폭을 너비 1.2m, 깊이 1.5m가량으로 굴착하는 바람에 출퇴근 시간에 많은 주민과 학생들이 각종 차량과 뒤섞여 차도, 사람도 마음놓고 빠져나갈 수 없는 실정. 이곳 주민들은 어린 학생들이 자칫 교통사고라도 당하지 않을까 크게 걱정하고 있다.
서울시내에서 이처럼 예고 없이 착공돼 통행에 불편을 주는 도로굴착공사는 3월 이후 착공된 것만도 60여건으로 이중 40여건은 완공됐으나 나머지 20여건은 계속 중에 있다.
물론 이들 공사가 대부분시민의 복지증진을 위한 공익사업임엔 틀림이 없다. 따라서 일시적인 불편은 참고 견뎌야 하지만 그렇다하더라도 공사내용을 착공 전에 충분한 시간 여유를 두고 주민들에게 알려주는 사업주 측의 배려와 공기단축 등으로 주민들의 불편을 가급적 줄이도록 하는 당국의 보다 적절한 대책을 주민들은 아쉬워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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