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진출 자세 재정비 할 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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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 「붐」은 현재 살고 있는 어느 세대보다도 더 오래 지속될 것입니다. 그런 만큼 우리는 목전의 득실보다는 길게 내다보고 상호 협력하는 자세로 진출해야 할 것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기획성 장관 고문인 구본호 박사(전KDI부원장)는 이제는 중동에의 진출 자세를 재 경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구 박사는 작년 9월 「사우디」정부에 초빙되어 「나제르」기획성 장관의 고문으로 「사우디」의 인력 및 경제개발 계획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지난 5일 방한한 「나제르」장관 일행과 함께 잠시 귀국했다.

<중동의 경기는 과연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
정치·군사 면에서 돌발 사태만 없다면 중동 경기「붐」은 계속될 것이다. 「키」를 쥐고 있는 「사우디」의 경우 현 수준으로 생산한다 해도 90년분의 석유 매장량이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오는 84년께부터는 대외 투자 수익이 원유 판매 수입을 능가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사우디」경제 개발 계획의 앞으로의 방향은-.>
80년부터 시작되는 제3차5개년 경제개발도 공업화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투자 규모는 2차의1천5백억「달러」를 훨씬 상회할 것이다.(그러나 「사우디」는 공업화를 추진하거나 공장을 운영할 자체 인력의 부족으로 인력 개발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귀띔했다)

<현재 건설업체를 비롯, 많은 기업체가 중동지역에 진출해 있는데 그 동안 드러난 문젯점과 앞으로의 진출 전략은.>
다행히도 우리나라의 근로자에 대한 근면성과 생산성은 높게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단기간에 돈을 벌고 걷어치우겠다는 이른바 『한탕주의』자세는 꼭 시정되어야 할 것이다.
현지의 인력 개발에 협력해 가면서 참여폭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우리나라 업체들끼리 서로 물고 뜯는 과당경쟁은 자멸적 행위라는 것을 똑똑히 인식해야겠다.
한가지 더 당부하고 싶다면 현지의 법률과 관습을 존중해야겠다는 것이다.(구 박사는 다다익선이라는 단계는 지났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연관 효과가 큰 업종을 집중적으로 진출시키고 중동 진출의 부작용이 없도록 국내외 균형을 이룩하는 정책적 조정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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