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유실수<살구>(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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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봄이 되면 벚꽃보다 1주일이나 앞서「핑크」색의 화사한 꽃이 피고 초여름이면「비타민」A와 철분이 듬뿍 든 맛좋은 과실을 딸 수 있는 살구나무는 유실수 중의 으뜸이라 할 수 있다.
수익성이 좋아서 단보당 33그루를 심으면 3년 후부터 열매를 따기 시작, 연평균 21천9백원의 순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용인 자연농원의 분석결과가 나와있다.
벼농사의 3.8배, 밤나무의 2.9배나 높은 수준이다. 시장전망도 밝다.

<가공하면 맛 더 좋아>
살구는 그 특유한 향내 때문에 생식보다 가공하면 더 맛이 좋아지는 유일한 과실로「넥타」「잼」등 과실 가공제품 중에서「톱·클라스」에 해당되어 수요가 계속 늘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에는 살구씨를(행인)를 원료로 한 항암주사제·항「알레르기」성 미용제 등이 개발되어 용도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살구씨 분말은 유전 시추기 첨단부분의 윤골제로 까지 사용된다.
특히 살구는 수확·가공시 기계화가 불가능하고 일손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구미에서는 재배를 점차 기피하는 반면 수요는 계속 증가, 우리 살구가 진출할 여지는 무궁무진하다.

<대량 재배가 시급>
따라서 문제는 우리가 우수한 품종의 살구나무를 더욱 많이 심고 가공기술을 개발하는 일이다.
산림청은 올해부터 살구를 권장 유실수로 선정, 우선 8만 그루를 심기로 했으나 벌써 살구묘목 구하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산림청은 앞으로 살구나무 재배를 대폭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세계최대의 식품회사「델·몬트」(미국 연간보상15억「달러」)를 위시한 서구·일본의 대회사들이 한국 살구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수백의 생산량으로는 이야기가 안된다. 대량가공·대운송로가 아니면 수지를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살구는 매우 유망하지만 문제는 수확시간이 매우 짧아 1품종은 3∼6일 사이에 수확을 끝내야할 뿐 아니라 과실의 부패가 빨라 가공이 하루가 급하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단지 재배가 필요하고 가까운 곳에 가공공장이 있어야 한다.
우리 나라에는 양송이 가공공장이 약 1백여개소 있어 이것을 이용하면 가공업자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우수품종 선택해야>
또 개화기가 빨라 만상으로 수확전무라는 대타격을 받을 수 있어 곳곳에 서리와 온도의 기록을 준비하고 방상대책을 세워야한다.
현재 우리 나라에는 10여종의 살구나무가 재배되고 있으나 평화·신사대실·소화·산형 3호 등이 과실이 크고 맛이 좋은 우수품종으로 꼽히고 있다. 자연농원에서는 미국의 우수품종「브렌하임」「틸턴」을 도입개발 중에 있다.
살구나무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어디서나 심을 수 있으나 개화기에 강풍이 부는 곳은 피하는 것이 좋고 토심이 깊고 비옥한 사질양토가 적지다.
물에 약하므로 지하수가 높은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심을 때는 구덩이를 길이 lm·폭1.5m정도로 깊고 넓게 파고 퇴비 20㎏, 금비 5백9㎏, 석회 2㎏, 봉사 10g을 기비로 주는 것이 이상적이다.
과실을 따는 시기는 6월말부터 7월초로서 과실 중 가장 빠르다. 생식용은 완숙된 것을, 가공용은 과실의 표면이 등황색이 되어 과육이 탄력이 있는 완숙직전의 것을 따는 것이 좋다.

<농가의 현금수입>
우리 나라는 6월의 기후가 건조하여 살구의 성숙에 좋고 기후토질도 적합하기 때문에 과실의 색깔과 맛이 좋아 국제시장에서도 일류품으로 꼽힌다.
농가에서 몇 주씩이라도 재배한다면 모심기의 다음이기 때문에 일손에 어려움이 없고 보릿고개에 알찬 현금수입이 생기기 때문에 안성마춤이다. 아름다운 꽃으로 강산을 물들이고 높은 수익으로 소득을 높이며 수출로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으니 얼마나 유익한 유실수인지 모른다. 국가적으로 연구개발 할 좋은 과실임에 틀림없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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