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요형으로 탈바꿈하는 황야|소의「시베리아」개발이 노리는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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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황무지로 버려졌던「시베리아」가 최근 전략적 중요성이 높이 평가돼 소련은 이 지역개발에 박차를 가하고있다.
「브레즈네프」가 국방상을 데리고 돌연「시베리아」순방 길에 오른 것도 극동지역에 대한 소련의 전략적 자세를 강화하는 한편 이 지역에서의 미·중·일의 움직임을 심리적으로나마 견제하려는 의도인 것 같다.
소련은 현재 극동에서 중공 세의 급성장과 미·일·중공의 결속이 가져올. 전략적 압박증대 가능성 및 자원고갈시대의 자원개발에 대비, 「시베리아」의 새로운 가치에 눈을 뜨게된 것.
이러한「시베리아」전략적 가치에 대한 소련의 인식은 길이 3천2백㎞의「바이칼」∼「아무르」대 철도건설로 표현되고 있다.
건설비 1백50억「달러」를 들인 이 대 역사는 74년에 시작되어 이미 30%가 끝났다. 이 공사는 총 부지 면적 7백77만 평방m에 3천7백개의 교량 및 배수로, 16.2㎞의 북「무야」산맥관통「터널」등 대소「터널」7개, 2백개의 역 및 64개의 대규모 정착촌건설을 포함하고 있다.
소련이 늪지와 황무지가 대부분인「시베리아」에 10만명의 인력을 들여 또 하나의 대 철도를 건설하는 것은 이 지역의 무한정한 자연자원개발과 대 중공 군사전략 면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풀이되고있다.
「바이칼」∼「아무르」철도가 중공국경과 1백80∼4백95㎞나 떨어져 있는 것은 중공국경선에 밀착돼 있는 현재의「시베리아」횡단철도가 중공군의 기습으로 봉쇄되는 것에 대비, 한 것이다.
소련은 극동지역에서 막강한 3개의 가상적국과 대치해 있다. 미국은 7함대를 배치하고 있고 특히 최근엔 중공이 미국·일본과의 관계를 정상화한 뒤 군의 현대화에 주력하고 있다.
게다가 경제대국인 일본이 군사력 확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소련으로서는 불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최근 들어 소련이 극동군을 강화한 것은 그 때문이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6억5천만 입방m의 목재와 동 12억, 남부지역의 석탄 5천억t을 비롯한 엄청난 양의 석유 및 철광·금·주석·「몰리브덴」등 각종 대단위 광물이 이 철도로 인해 개발이 가능하게 된다.
83년 완공, 2년의 시험운행을 거쳐 85년부터 새 철도가 화물수송을 맡게되면 이들 자원의 국내 수요 및 수출은 몇 갑절 활발해져「시베리아」가 세계무역의 주요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서방경제학자는 평가하고 있다. 「시베리아」개발은 몇 년 전부터 미국과 일본이 함께 눈독을 들이고 교섭 중에 있다.
그러나 소련은 일본의 기술도입만을 바라고 있어 공동 참여를 노리는 미국과 소련을 견제하는 중공의 대 일본 압력행사로 현재 4개 강대국은 서로 미묘한 신경전을 펴고 있다. 【진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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