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고…양서 출판으로 명성|『옥스퍼드』대 출판 부 창립 5백 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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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콜롬부스」의「아메리카」발견에 14년이나 앞서 1478년에『사도신경』을 내놓은「옥스퍼드」대 출판부가 세계 최고의 양서 출판이란 평판을 받으며 올해로 5백주년을 맞았다.
세계최대의 학술서적출판사「옥스퍼드」에는 영국 안에서만 3천명의「스탭」이 있고「뉴욕」에서「나이지리아」에 이르는 23개국에 지사가 있다.
29개 단자로 된 가장 긴 단어(flocinaucknihilipilification=별 볼 일 없는 행동이란 뜻)를 발굴해 낸 『옥스퍼드사전』에서부터 1년 동안 15부밖에 팔리지 않은 동물학자「영」의『낙지의 신경조직』을 발간하는 등 인간지식의 모든 영역을「커버」 한다.「옥스퍼드」출판물은 현재 1만7천여 책에 달하며 연간 매상고는 4백40억 원이나 된다.
5백주년을 맞아「뉴욕」지사는 지난 8일부터 두 달 동안「옥스퍼드」의 출판물전시회를 갖고 있다.
「뉴욕」지사는 반독립으로 운영되는데 최근에는「새뮤열·모리슨」의『미국의 유럽발견』이란「베스트셀러』도 냈다.
음침한 고가의 영국「옥스퍼드」출판사는 대학에서 파견된 19명의 대표가 참신한 학문적 성과를 출판에 붙이는 결정을 내린다. 지난해 3억8천만 원의 이익금은 양서출판에 모두 재투자했다. 판매는 뒷전이고 학문적 업적이 출판의 기준이 된다. 1716년에 낸 한 신학서적은 1백91년이나 걸려 겨우 매진됐고「다윈」의 추천에 의해 출판된 생물학 책 하나는 25년 동안 21부가 팔리기도 했다.
「옥스퍼드」를 먹여 살린 것은 역시 성경출판이었다.
43년 뒤에 출범한「케임브리지」대 출판부가 「라이벌」이 되긴 했지만 영국국왕은 1636년「옥스퍼드」를 성경출판 공식기관으로 지정했던 것이다. 수백만 부가 팔려 나간 성경은 전천후 「베스트셀러」.
뭐니뭐니 해도「옥스퍼드」가 자랑하는 최대의 업적은 「언어의 보고」라는13책으로 된 사전이다. 1879년「제임즈·머리」경이 착수, 그가 36년만에 사망하고 다른 사람이 이어받아 또 15년, 모두 51년만에 41만4천8백25 어휘를 수록했다. 그 뒤 이 사전은 30여 명의 편집자가 매달려 각종 용도를 달리하는 18개 대소사전을 낳았다.
지금 복사시설의 일반화는「옥스퍼드」의 양서출판 일변도의 경영방침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
「옥스퍼드」출판물 1권이 수많은 복사판을 낳기 시작하면서 그나마 명맥만의 수지도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멀지 않은 장래에 5백년간이나「옥스퍼드」의 금기처럼 되었던 생존 작가의 소설도 출판하게 될지 모른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타임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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