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선을 통해 편지를 배달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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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본=이근량 특파원】전화선을 통해 편지가 배달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최근 서독은 전화편지「시스템」개발에 주력, 적어도 10년 후엔 이의 실용화가 가능하리라는 결론을 내렸다.
「슈트트가르트」에 있는「스텐더드·일렉트리·로렌츠」사의 전자과학「팀」이 최근 발표한 바에 의하면 전화편지「시스템」은 사용방법이 간편한 것 이외에 가격마저 저렴, 전화편지「시스템」의 도래는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전화편지라면 배달 식의 우편제도를 지양, 전화선을 통해 편지를 주고받는다는 우편의 전자배달 식. 말하자면 편지내용이 전선을 따라 부호로 전달된 후 다시금 문서화되어 수신인에게 전달된다는 것이다.
전화편지는 발신인이 집에서 전화를 통해 편지를 부치면 편지내용이 부호화 된 채 수신인의 전화로 연결, 수신인 집에서 다시금 문서화되어 읽을 수 있도록 설계된 것. 따라서「로렌츠」사의 설계는「텔렉스」또는 원거리 사진복사기의 원리를 원용한 것으로 통상우편보다도 값싸고 원거리복사기보다는 빠르게 배달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문제는 글을 보내고 받는 송·수신기를 전화기에 부착시키는 방법.
설치비가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로렌츠」사는 단계적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먼저 기업들이 이에 가입한 후 서서히 일반 전화가입자에게도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2「페이지」의 편지를 전화로 발송하는데 소요되는 시간, 즉 통화시간은 불과 40∼45초이며 여기에 즉시 배달의 필요성이 적어 주로 전화요금이 싼 한밤중에 중계되기 때문에 우편료가 엄청나게 싸지리라는 계산이다.
물론 그림이나 부호·「사인」같은 것도 깨끗이 중계되나 특수한 봉투나 색채, 편지지의 향기, 또는 부가 물 등은 중계할 수 없어 앞으로의 숙제.
여하간 달콤한 연애편지가 전화통에서 튀어나오는 동화 같은 시대가 멀지 않은 것만은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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