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서 30대남자피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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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일상오7시30분쯤 서울강서구신정동산115 속칭신트리 뒷산 중턱에서 박남양씨(36·서울 강서구화곡본동 296의3)가 길이 25cm가량의 장도리로 앞이마와 뒷머리를 20여군데 맞고 숨져있는 것을 산책하던 이규희씨(55·신정동136·농업)가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박씨는 「초컬리트」색 양복과 「바바리코트」를 단정하게 입고 하얀 줄무늬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맨채 뒤로 똑바로 넘어진 자세로 숨져있었으며 반쯤 들어올린 손에는 검은 「비닐」장갑을 끼고있었다.
박씨가 변을 당한 시각은 28일 하오6시전후(경찰추정).
박씨의 상의 왼쪽안주머니에는 지난1월6일 부인김선자씨(26·주거불명)와 결혼할 때 식장에서 혼자찍은 「컬러」사진 1장과 금테안경·머리빗이 들어있었고 왼쪽바지주머니에는 박씨의 도장과동전4백35원·「토큰」3개가 있었다.
경찰은 박씨가 숨져있는 곳에서 30m쯤 아래 묘지 앞에서 범행에 사용된 푸른색 장도리를 발견했으나 손잡이에 남은 지문이 빗물에 씻겨져 지문채취에 실패했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박씨는 지난1월 경기도동두천읍 안은기도원에서 부인김씨와 결혼했으나 1개월 남짓 잦은 가정불화 끝에 2월초순 김씨가 처녀가 아니라는등의 이유로 부부싸움을 크게벌여 김씨를 내쫒았다는 것.
박씨는 5년전부터 서울영등포구문래동의 식기제조공장 경동공업사에서 공원으로 일해왔다.
경찰은 ▲범인이 박씨의 머리를 20여곳이나 난타해 살해하고 ▲장도리가 범행에 사용되기 전에는 한번도 사용한 적이 없는 새것이라는 점 ▲장도리의 못을뽑는 뾰족한 부분으로 김씨를 잔혹하게 살해한 점과 ▲가정불화가 심해 결혼1개월만에 부인을 내쫓은점등으로 미루어 치정에 의한 원한 또는 그외의 원한관계에 있는자가 계획적으로 박씨를 유인, 살해한것으로 보고 박씨의 주변인물을 상대로 수사를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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