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은 국내지점 대출 억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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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국은행은 현재 급신장하고 있는 외국은행 국내 지점의 국내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 점유율을 5%선에서 억제, 국내 금융과의 조화 있는 발전을 유도할 방침이다.
27일 한 은에 따르면 77년 말 현재 외국은행의 국내은행에 대한 예 자 점유율은 각각 1·1%와 4·7%에 이르고 있는데 78년 중엔 외국은행의 대출잔고를 5%수준으로 유지시킨다는 것이다.
한 은의 이같은 방침은 최근 몇 년간 급신장하고 있는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활발한 영업활동 때문에 상대적으로 국내 금융기관의 영역이 크게 위축되어 온 것을 막고 양자간에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 은은 이밖에도 당국이 기업 설비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78년 중 계획하고 있는 외화 대부 13억∼15억「달러」중 외국은행을 통한 외화대부 한도를 2억「달러」로 억제, 나머지는 모두 국내 금융기관을 통해 지원할 방침이다.
이같은 통화 당국의 방침에 대해 금융 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은행의 성장속도와 기업의 왕성한 자금수요 때문에 과언 대출 점유율 5% 선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하고 근본적으로 국내 은행의 영업조건을 유리하게 유도하는 정책방향이 선결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런데 1월말 현재 외국은행의 국내일반 은행에 대한 대출 점유율은 이미 6·8%를 넘고 있다. 이들 외국은행은 철저한 상업주의 경영을 통해 71년 현재 4백70만「달러」에 불과하던 본국 송금 실적이 76년 말에는4청5백54만「달러『로 무려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금융계는 국내 금융기관의 영업 신장 세에 비해 외국금융기관의 수익률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국내 금융기관의 자율성 상실 ▲막대한 외국 금융기관의 자금력 ▲통화 관리를 위한 국내 금융기관 대출 억제 ▲기업의 왕성한 자금수요 등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금융 당국은 먼저 진출한 외국은행과 늦게 진출한 외국은행 사이의 대출 잔고 한도를 조정하기에 고심하고 있어 총 대출한도가 제대로 지켜질지 문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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