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한국대사관은 황호을 대사 이하 전원이 조심하면서 펑소와 다름없이 근무하고 있었고 4명에 불과한 교포들도 아무런 사고도 없었다.
지중해의 태양을 찾아 이곳을 찾은 「프랑스」등 서구 관광객들은 팽생처음겪는 통금에 걸려 쩔쩔매다가 속속 떠나 버린다.
그래서 항상 만원이었던「호텔」도 이제는 텅빈 상태.
작년말에 이미 금년 하반기「호텔」예약이 끝났던 것이 이번에는 예약취소사태가 나고 있는 것. 해 마다 1백여만 명이 3억「달러」수입을 올려주던 것이 대 타격을 입게될 전망이다.
기동경찰이 거리를 순찰하고 있었으나 검문검색은 그리 심하게 하는것 같지 않았다. 대로의「카페」 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나와 신문을 읽거나 「튀니지」차를 평화롭게 즐기는 모습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 「피의 목요일」이라고 명명된 유혈사태의 주인공인 「튀니지」노동자 총연맹은 한마디로 박살이났다. 총파업을 지휘한「하비브·아쿠르」하원의원이며 서기장이 의원면책특권이 박탈된 채 체포됐으며 지도층은 물론 약 5백명이 체포됐다는 한 관측통의 말이다.
이번 사태는 경제구조는 개발도상인데 정치체제는 너무나 서구화한 점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경제가 전근대적이니 임금인상이 만족할 선까지 충족될 수 없다. 그럼에도 50여만 명의 회원을 가질만큼 노조가 비대화한 것 이다.
위기설이 점고하자「아쿠르」서기장은 정부가 최소한 33%의 임금인상을 약속하면 노조의 급진화를 막겠다는 이른바 「사회제약」을 제시 했었다. 하지만 이미 노조 속에는 서구와 같은 자유화의 물결을 탄 과격분자들이 상당히 침투해 이번 총파업때 유혈을 선동했다는 평가다. 정부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노조지도층에 모두 지울 수 없다고「아쿠르」가 한 말은 바로 이같은 이유 때문 이다.
여하간「누이라」수상은 노조해체등 과격조치를 피하고 노조개편을 통한 정상화를 기하고 있다. 오는 25일「튀니지」노동자총연맹은 총회를 열게 되며 이로써「튀니지」가 유혈의 상처를 씻게 될 전망은 비단 「튀니지」인들만의 기대만은 아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