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압력 주가에 영향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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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한국에 대한 미국의 통상압력이 강도를 더해감에 따라 가뜩이나 약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증시가 타격을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에선 이 같은 통상압력이 주가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의견이 주조를 이루고 있다.

LG투자증권의 구희진 연구위원은 "미국 마이크론사가 6분기 이상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 미주쪽 수출비중이 높은 하이닉스가 희생양이 됐다"며 "다만 하이닉스의 주가가 1백35원인 점을 감안하면 추가 하락에 대한 부담이 그리 크지 않다"고 말했다. 구위원은 "삼성전자가 이로 인해 타격받을 부분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통신업종 역시 큰 걱정거리는 아니라는 분위기다. 동부증권 김성훈 연구원은 "국내 통신주가 직접적으로 피해를 보지는 않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자동차의 경우도 비슷하다. 삼성증권 한상균 연구원은 "미국 측의 통상압력이 자칫 일본차의 어부지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미국도 알고 있다"며 "따라서 미국 측이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철강의 경우 이미 지난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가 있었기 때문에 더이상의 악재는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세이프가드가 발효될 당시엔 철강주들이 휘청거렸지만 이후 오히려 공급 부족으로 철강값이 올라 이익을 보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금처럼 국내 증시가 허약해져 있는 상황에선 통상압력이 전체적인 주가하락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종전에는 통상압력이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았지만 지금은 미국이 어느 때보다 강경하게 나오고 있다"며 "내수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수출주에 가해지는 통상압력은 관련 업종 뿐만 아니라 증시 전체의 침체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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