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협 7시간 「마라톤」총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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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대한체육회 30개 가맹경기단체 중 3개의 동계종목을 제외한 각 경기단체는 22일까지 2명의 회장 후보가 입후보했던 축구협회 총회를 마침으로써 77년도 정기대의원 총회를 거의 마무리지어 총회열풍은 한물간 셈.
각 경기단체의 이번 정기대의원 총회는 임기4년의 집행부를 구성한다는 점에서 각 경기단체가 모두 치열한 주도권 쟁탈전 싸움을 벌였다.
그중 가장 치열했던 경기단체는 역시 축구였고 체조·탁구도 축구 못지 않은 표대결이 강행됐다.
현회장으로서 무소속국회의원인 김윤하씨와 전 부회장으로서 경기인 출신인 이시동씨가 대결한 축구는 무려 7시간 반이라는 경기단체 중 가장 긴 총회시간이 말해주듯 우여곡절이 많았다.
축구협회의 대의원 17명 중에는 양파의 눈치를 살핀 소위 변절자가 2, 3백만원을 받았다는 풍문이 돌았는가 하면 구집행부의 한 임원은 주먹세례를 받기도-.
또 패배한 쪽에서는 패인이 실력자인 구집행부의 한 임원의 영향력에 있었다면서 축구인 출신으로서 자신의 소신을 관철하지 못한 대의원들은 「공인」의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한편 체조는 야에 있던 노장파와 집행부였던 소장파들이 표대결을 강행, 8대7로 노장파의 승리로 돌아가자 소장파에서는 노장파가 자기측 대의원을 납치, 강압했다고 대한체육회에 진정소동까지 빚었다.
탁구도 대구세로 불려지는 강력파들을 제거한다는 대항파들이 조직적이며 빈틈없는 작전을 펴 결국 13표 중 8대5로 승리, 집행부의 실권을 잡았다.
이밖의 각 경기단체도 올해의 「아시아」경기대회와 80년「모스크바·올림픽」 등 중요 국제대회를 집행하는 4년 임기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하게 싸웠다.
이들은 자파 대의원들을 일류 「호텔」에 투숙시켜 향응과 금전공세를 했고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기백만원을 뿌렸다는 뒷얘기들.
이같은 총회의 부작용에 대해 일부인사들은 체육계의 타락을 개탄하면서 총회 무용론을 제기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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