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만큼 어려운 대학생 수소 잡기 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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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파리」는 지금 너무나 많은 대학생들이 몰려 고민 중이다.「프랑스」의 행정기구가 모두 수도에 있어 권력뿐만 아니라 문화 교육 등의 지방 분산을 정부정책으로 추진해 왔으나 학생들은 너도 나도「파리」에 올라와 드디어 초만원 사례 현장을 빚게 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정부나 대학당국은 침묵을 지키고 있는 반면 학생들 자신들이 불편을 쏟아내고 있는 형편. 왜냐하면 학생들을 수용할 방이나「아파트」의 절대량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현재「프랑스」의 대학생은 총80여만명에 이르며 이중 20여만명이「파리」에 집중되고 있다는 대학 교육생의 집계다.
「파리」의 학생 가운데 54.6%인 10만6천여명이 각 지방에서 청운의 꿈을 품고 상경한 경우이며 외국 유학생만도 무려 4만9천여명에 이르고있다.
외국 유학생까지 합치면「파리」에는 25만 여명의 대학생들이 우글대는 셈이며「네덜란드」나「스위스」의 대도시 인구와 맞먹는 수가 된다. 따라서 대학 기숙사에 들어간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려운 상태로 입시경쟁이 아닌 기숙사 쟁탈 경쟁이 심각화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우리 나라처럼 숙소와 식사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하숙 제도란 없다. 그래서 방을 세 드는 길밖에 없는데 방 값이 비쌀 뿐 만 아니라 절대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대학생들은 골탕만 먹고있는 실정. 「파리」의 기숙사는 월2백30∼2백50「프랑」(2만3천∼2만5천원)으로 비교적 싸지만 각국관이 있는「시테·유니베르시데르」에 6천을 포함, 1만여개 밖에 없다.
기숙사 쟁탈은「파리」출신도 부모 밑에서 벗어나 독립한다는 구실로 가세되어 20대1의 경쟁을 보이고 있다.
결국 대부분의 학생들은「망사르드」라고 부르는「아파트」의 7층 꼭대기 방을 얻기 마련인데 월세가 수월치 않다. 대학 유지 전국「센터」의 계산에 따르면 방세는 65년에 1백50「프랑」(l만5천원)정도이던 것이 75년에 1백35% 올라 3백50「프랑」(3만5천원)이었고 금년에는 평균 5백「프랑」(5만원) 정도로 되었다는 것.
물론 이방은 고작 운이 좋을 경우 세면대가 있을 정도며 세면대와 화장실, 「샤워」시설이 있는 독립된 방은 8백∼1천「프랑」(8만∼10만원)을 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치열한 학생방 경쟁을 해결할 방안은 아직은 없는 것 같다. 학생들 자신이 해결하는 방법은 두 가지밖에 없다, 방 하나를 수명이 공동으로 얻어 합숙하는 것은 주로 남학생들이며 정부의 연금만으로 죽을 날만 기다리는 노인과 함께 사는 쪽은 여학생들이다.
혼자 살지 않으면 곤란한 여학생들은 노인들의 시중을 아침·저녁으로 들어주는 대신 주거비를 절약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방법이 반드시 면학에 이상적인 분위기가 못 되고 절대수가 모자라「프랑스」대학생들은 엉뚱한 경쟁에 시달린다고 푸념들이다. 【파리=주섭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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