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달옹 72세로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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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반세기동안 창경원 야생동물과 함께 살아온「동물할아버지」박영달씨가 14일상오11시5분 창경원내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2세.
1905년 강원도 회양에서 출생, 18세때 이왕가의 난곡목장 기수로 윤비 어마차(어마차)를 몰다 어마차가 자동차로 교체된 27년부터 지금까지 51년간을 창경원 사육사로 일해온 박씨는 사자·코끼리등 갖가지 창경원 동물들에는 벗이나 다름 없는 편.
박씨는 6·25 동란때 폐허가 된 창경원을 수복후 제일 먼저 달려와 문을 열었으며 평생을 헌신적으로 동물들을 보살펴 일반 관람객들에게도 「인자한 동물 할아버지로 불려왔다.
박씨는 53년 기술직인 기사(4급)로 임명돼 63년 정년퇴직후에도 계속 동물원 직원으로 남아있기를 원해 창경원안에서 기거하면서 동물의 사육관리에 관한 비법을 후배사육사들에게 가르쳐 왔는데 66년 새싹회제정 소파상을 비릇, 대통령 소성훈장등 10여개의 상을 받기도 했다.
박씨는 슬하에 1남2녀를 두었으나 아들 민일씨(35)는 7년전 미국이민을 떠났고 두딸은 출가해 만년까지도 창경원에. 혼자남아 동물들과 함께 외로운 생활을 해왔다.
16일 상오10시 창경원 안의 동물병원옆 광장에서 창경원장으로 거행된 영결식에는 문공부 김석룡문학재관리국장등 관계 인사들이 참석, 조의를 표했다. <이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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