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연맹 총재 놓고 '양김' 싸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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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프로농구연맹(KBL)이 20일 서울 강남구 KBL 센터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김영기(78) KBL 고문과 김인규(64) KBS 전 사장을 총재 후보로 결정했다. 차기 총재는 22일 열리는 KBL 임시총회를 통해 선출된다.

 한선교(55) 총재의 임기는 6월 말로 끝난다. 경선에서는 프로농구 10개 구단 대표의 투표에서 7개 구단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김영기 KBL 고문은 프로농구의 출범을 이끈 농구계 원로이자 선수 출신이다. 김인규 전 사장은 언론사 경영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농구 수장에 도전장을 냈다.

 두 사람이 대결하는 구도가 된 건 한선교 총재가 경선에 대한 거부감으로 연임 도전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2011년 전육(68) 전 총재와 치열한 경쟁을 치르고 수장에 오른 뒤 농구계가 분열되는 모습을 지켜본 한 총재는 연초부터 “재추대가 아니라 경선을 하면 나에 대한 불신임으로 알겠다”고 밝혀 왔다. 김인규 전 사장이 경쟁자로 떠오르며 경선이 가시화되자 지난 15일 “연임을 포기하겠다”고 물러났다. 이와 함께 차기 총재로 “시간과 열정을 모두 갖춘 김영기 전 총재가 적임자라고 생각한다”며 “농구계가 추대하는 형식으로 모셨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20일 이사회에서 10개 구단 단장들은 경선으로 새 총재를 뽑기로 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농구에 대한 지식과 열정에서는 김영기 후보만 한 인물이 없다. 하지만 정치적인 영향력 등에서는 김인규 후보에게도 장점이 있다”며 “10장의 표로 결정 나기 때문에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김영기 고문은 프로농구 태동에 공을 세웠고 2002년 11월 KBL 3대 총재에 취임해 2004년 4월까지 프로농구를 이끌었다. 대한체육회 부회장,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한국선수단 총감독 등을 역임했다. 김인규 전 사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출신으로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당선인 언론보좌역, 2009년 KBS 사장과 한국방송협회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전쟁기념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KBL은 제6대 전육 전 총재까지 추대를 통해 총재를 선출했고 7대 들어 한선교 총재와 전육 전 총재가 경선을 펼쳤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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