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외국유학생에 부업금지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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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프랑스」정부가 「아르바이트」하는 외국유학생들을 조사, 일반거주자와 같이 취급하겠다고 결정한데 대해 많은 유학생들이 전전긍긍 상태. 불 대학교육성에 따르면 재불 유학생이 현재 10만명에 이르고 있는데다 해마다 13%(약1만3천여명)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외국학생들이 면학에 열중하는 것보다는 「아르바이트」를 해 영주할 꿈을 키우고 있기 때문에 지금 악화일로에 있는 실업문제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는 풀이다. 총선을 2개월 앞둔 불 정부가 실업대책의 일환으로 내놓은 고육지책으로 유학생들의 「아르바이트」금지령을 내렸다는 평가지만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어떻게 끄느냐는 고민을 유학생들에게 안겨준 셈이다.
한국유학생들도 예외일수 없다. 지난 10월말 주불한국대사관 집계로는 「프랑스」에 5백여명의 학생들이 있는데 불 정부장학금을 지급 받고 있거나 자비로 공부하는 경우가 2백50여명으로 나머지가 「아르바이트」학생이라는 것이다. 「프랑스」는 법적으로 외국학생들의「아르바이트」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적발될 경우 유구무언으로 조치를 받거나 「아르바이트」를 중단해야 할 형편이다.
무작정 「파리」에 남고자 하는 망향족들이 하나의 이유. 한국유학생의 경우도 6·25직후인 1953년 「제네바」에 왔다가 「파리」대학에 박사학위등록을 한 후 오늘까지 눌러 붙어 어벌쩡거리는 학생 아닌 학생이 있는가 하면 10년 정도 박사학위를 빙자, 거주하고 있는 학생(?)들이 상당수 있다. 다음에는 불 정부초청장학생들 가운데 기한을 넘긴 「케이스」. 대부분이 5∼8년 체류한 학생들이 박사학위를 따지 못했다는 구실로 남아있는 것. 장학금이 끊어졌으니 직장을 구할 수밖에 없고 직장에 매달리고 보니 면학과는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다. 대부분 현지결혼을 하거나 용하게도 서울의 가족을 데려다 살려니 더욱 문제는 심각하다. 또 1천∼1천5백「프랑」(10만∼15만원)밖에 안되는 장학금으로는 학생생활이 안된다고「파트·타임」직장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파리=주섭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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