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두 대학생이 설악산서 조난, 동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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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속초】1일 하오 강원도 ?제군 북면 용대리 설악산 오세암 뒤쪽 1백50m 지점에서 신정연휴를 이용. 설악산에 올라갔던 서울동국대 통계학과 2년 임정국군(22·서울동대문구 제자1동) 등 일행 3명이 폭설로 조난, 이가운데 정광옥양(19·서울교대 1년·인천시 북구 청천동 92)과 맹기수군(24·동국대 3년·서울 중구 신당동321) 등 2명이 동사하고 임군은 구조됐으나 동상에 걸려 중태에 빠졌다.
이들은 구랍 31일 내설악 백담사로 들어가 절앞 마을 이석진씨(41) 집에서 하룻밤을 지낸 다음 1일 하오 1시쯤 쏟아지는 눈을 무릅쓰고 오세암을 거쳐 마등령을 넘어 비선봉∼설악동 「코스」로 하산할 계획이었으나 지척을 분간할 수 없을만큼 쏟아지는 눈보라와 깊이 1m30cm의 적설에 묶여 마등령 입구에서 오세암으로 되돌아가려다 어둠과 허기에 지쳐 변을 당한 것이다.
이들이 조난당한 것은 31일 밤 잠을 재워준 이씨가 2일 상오 9시30분쯤 처음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이씨는 2일 상오 5시 대설주의보가 내린 가운데 폭설이 그치지 않아 무슨 사고가 나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으로 산에 올라 갔다가 오세암에서 마등령으로 가는 가파른 등산로에서 임군 등의 배낭 3개를 찾아내고 인근을 뒤져 이들을 발견했다는 것.
경찰은 3일 하오 2구의 시체를 오세암에 안치하고 임군을 4일 중으로 하산 시켜 치료를 받도록 했다.
사고지점은 속초시 설악동에시 마등령을 거쳐 오세암으로 빠지는 「지그재그」형태의 가파른 내리막길이어서 눈이 많이 내리는 경우 초보자들이 길을 잃기 쉬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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