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의 새로운 해석 아쉬워 TBC『찔레꽃』|악조건속 젊은층도 다뤄야 KBS『푸른광장』|사투리남발로 주제 못살려 MBC『작은소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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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TBC-TV의 금요연속극 남지연극본·정병유연출의 『찔레꽃』(밤10시35분)은 1937년조선일보에 연재되었던 김말봉씨의 소설을 각색한 「드라머」로 복고조의「노스탤지어」가 추구되면서 색다른 흥미를 주고있다. 인력거와 기생이 등장하는 시대적 배경속에서 고전적인 순정형(장미희분)과 개성이 강한 서구형(김형자분), 그리고 신경질적인 병상의 여인(선우용녀분), 이렇게 세가지 「타입」의 여인상이 충돌과 갈등을 일으키며 당시의 사회상이나 애정「모럴」이 경감있게 묘사되고 있다.
그러나 한가지 논의되어야 할 점은 「각색」이 다만 원작의「스토리」를 충실하게 TV화면에 옮겨 놓는 것만으로는 만족스러운 작업이라고는 볼수 없다는 것이다. 현대라는 시점에서 「새로운 해석」이 이루어진 각색, 말하자면 각색작업에 있어서의 「오리지낼리티」가 요구되며 그런 차원에까지 도달하고자하는 의욕이 바람직스럽다.
○…KBS-TV의 『푸른광장』(일·상오10시20분)은 이 나라의 앞날을 짊어지고 나아갈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대화의 광장」을 마련한「프로」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지난주에는 한국수출공단에서 수출한국의 기수라는 자부심을 불태우며 열심히 일하고 있는 젊은 남녀 기능공들을위한 「대화의 자리」를 마련했다.
또 작업장에서 땀흘리며 일에 몰두해 있는 산업역군들의 모습을 화면에 보여줌으로써 마음든든함을 느끼게 했다. 그런데 이「프로」의 성격이 아직은 완전히 정립된 단계가 아닌 것같고 따라서 한가지 제의하고 싶은 점은 밝고 희망에 찬 세대층만을 대상으로 하는것도 좋지만 때로는 어두운 뒤안길에서 악전고투하고 있는 젊은세대층을 위한 「대화의 광장」 도 마련하여 그들의 고층을 털어놓을 수 있고 그들이 스스로 의욕을 북돋울수 있게끔 하는 「프로」도 기획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MBC-TV의 화요「드라머」 『제3교실』 「시리즈」(밤10시35분)는 각계각층의 청소년들에게 관련된 여러가지 현실적인 문젯점을 「테마」로 한「드라머」여서 주목을 끌어 왔다. 그런데 지난주에 방영된 『작은 소망』은 한마디로 수준급에 미달된 「프로」였던 것 같다.
한 대중식당을 무대로 주방에서 일하게 된 한 소년(이방현분)이 일류주방장이 되겠다는 소망을 관철해 나가는 이야기였는데 구성자체도 밀도가 없었지만 「사투리의 재미」에만 매달린 주인공소년의 언동이 부자연스러웠던 탓으로 공감이 안가는 어설픈 「드라머」가 된 것 같다.
그동안 쌓아올린 이「프로」에 대한 「이미지」를 흩트러뜨리지 않고 더욱 착실하게 가꾸어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일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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