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난동 보리가 웃자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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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2월 들어 계속되고 있는 이상난동으로 전국 농촌에서는 보리가 평균 4∼5cm나 웃자라 본격적인 겨울철에 접어들었을 때 동해의 우려가 있고 일부지방에서는 높은 습도로 인해 황화현상(잎 끝이 노랗게 마르는 것) 까지 일으켜 보리농사에 세심한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본사 전국취재 망에 따르면 전국의 보리농사는 평균 체장이 밭보리13cm, 논보리 11cm로 예년보다 4∼5cm 웃자랐고 경기·강원·충청 등 내륙지방에서는 높은 습도 때문에 일어나는 보리의 황작 현상이 겹쳐 이같은 날씨가 앞으로 10일 가량 계속되면 수확에 큰 지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보리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2∼3cm가량 흙을 덮어 밟아 줄 것과 ▲퇴비나 짚을 덮어 갑작스런 기온하강에 대비하며 ▲배수를 철저히 할 것 등을 당부했다.
또 일부지방의 황화현상은 배수가 잘 안되거나 비료가 부족한 때문이라고 지적, 요소 0.3%액(물 20L에 요소60g)을 보리밭에 주거나 10a당 요소13∼15kg을 4,5일 간격으로 2∼3회 나누어 시비할 것을 당부했다.
【수원】경기도 내에서는 올해 3만2천2백54ha에 보리를 심어 6만7천3백43t을 수확할 계획이나 과대 성장된 보리에 이미 0.8cm의 어린 이삭이 형성돼 동해의 위협을 받고 있다.
예년 이맘때에는 0.2∼0.5cm의 어린 이삭이 나왔는데 올해는 0.3∼0.6cm나 더 자라 월동대책에 만전을 기하지 않는 한 당초 계획했던 생산에 차질이 우려된다는 것.
【청주】충청도의 경우 지난해의 보리흉작으로 올해는 85%밖에 파종하지 못했는데도 계속 웃자라고 있어 동해를 걱정하고 있다.
이밖에 김장을 끝낸 각 가정주부들은 어느 해보다 비싸게 해 넣은 김장이 지나치게 익어 월동 전에 버리지나 않을까 애태우기도 했다.
【의정부】양주군 일대의 보리가 웃자란 것은 물론 3분의1가량은 황화현상이 일어 앞으로 더 큰 피해가 우려되는 반면 사료용으로 심은 호맥은 벌써 70cm나 자란 것이 있어 목축업자들은 오히려 즐거운 표정들이다.
밭 5천 평에 보리를 파종한 윤호병 씨(46·동두천읍 탑동 3리)는『이같은 날씨가 10여일 계속되면 보리감수는 어쩔 수 없다』고 걱정한 반면 경옥근 씨(48)등 탑 동 일대 목축업자들은 호맥의 성장이 너무 빨라 올해는 한차례 베어 쓰고도 남겠다며 즐거워했다.
【춘천】강원도 농촌진흥원은 12월 들어 기온이 평균 2,3도나 높은데다 강수량도 36mm가 많아 토양수분이 80%를 넘어 웃자란 보리에 황화현상이 겹쳤다고 밝히고 특히 배수관리를 잘해 줄 것을 각 시-군에 지시했다.
【대전】충청남도 내의 보리농사는 이상고온으로 웃자란 보리에 이미 황화현상이 일고 있어 앞으로 겨울철 보리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는 한 감수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농촌진흥원은 현재 도내 보리밭의 습도가 90%로 적습 70%보다 20%나 많아 갑작스런 한파에는 얼어죽을 우려가 많다고 지적, 배수관리와 시비에 세심한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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