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안의 소매치기 없앨 방도는 없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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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며칠 전 졸업시험이 시작된 날이었습니다. 그날 시험이 끝난 후 밤10시 넘도록 시험공부를 하다가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습니다. 만원「버스」가 서울K대 앞 정류장을 막 벗어나고 있을 때 갑자기 옆에 섰던 아주머니가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 아주머니는 창신동 일대에서 미역행상으로 번 돈 1만2천 원을 소매치기 당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차안은 술렁였고 급기야「버스」는 파출소 앞에 가 멎고 경찰의 소지품검사가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꼬깃꼬깃한 문제의 지폐 몇 장이 바로 제 바지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에 이보다 억울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밤새도록 순경 아저씨들에게 심문을 받았습니다.
결국 이튿날 아침 그 행상아주머니가 달려와 전대에 칼날자국이 나 있는 것이 전문소매치기의 소행이었음을 입증해 주셔서 억울한 누명은 벗었습니다. 그러나 다시는 저처럼 무고한 시민이 피해를 당해서는 안될 것이며, 아무 데서나 난무하는 소매치기들이 그릇된 생활태도를 하루빨리 청산해야 할 것입니다.
김현수<서울 d상고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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