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지나가면 집 손질 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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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2일 밤 한미협회(회장 송인상) 주최 만찬에서 최근 한국관계의 갈등을 비교적 직설적으로 표현한 「스나이더」 미 대사(얼굴)는 박동선 사건을 초기에 해결하지 못한 한국 측을 원망(?)하고 「제이컵·재비츠」 미 상원의원의 표현을 빌어 『미 의원들의 태도에 결정적인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감정을 긁고 기분을 상하게 하는 사건」』이라고 규정.
박 사건을 해결하지 않으면 철군보완이 어렵다는 식으로 논리를 전개한 그는 현재 양국 간의 우의를 「지붕의 기왓장이 날아가는 것」으로 비유하고 『폭풍이 지나고 나면 낡은 건물은 손질을 해야하며 그 건물 자체가 개조되어야한다』고 주장.
경제문제에 언급한 그는 또 미국의 대한 수입규제 고충을 「잠정조치」라고 해명하고 한국산 신발류의 대미수출이 미국 제화회사를 50%나 감소시키고 30%의 실직을 초래했다고 불평.
연설 후 「스나이더」 대사는 박동선씨의 친구인 정인택씨가 『당신의 연설을 박 외무장관이 어떻게 생각할지 대답해 보라』고 묻자 『내가 박 장관을 대변할 수도 없고 박 장관이 나를 대변할 수도 없다』고 묘한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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