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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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청주시 석교동21의18 김지중여사(54·청주부시장 우룡제씨부인)댁은 시원한 백김치로 오래전부터 유명하다.
이웃사람들은 물론 이댁을 찾는 외지손님들까지 겨울철 찐하게 시원한 백김치 국물맛을 잊지못해 한다는 것.
『모두들 맛있다고 하니까 우리집 식구들도 좋아하고 해서 매년 많이 담그는 편입니다.』올해로 결혼34주년을 맞는다는 김여사는 그동안 한해도 거르지않고 이 백김치를 담가왔다고한다. 물론 김여사의 백김치 솜씨는 어린 시절 친정어머니의 백김치맛을 그대로 본뜬것이지만 30여년 세월을 익혀오면서 이제는 김여사의 독톡한 맛으로 됐다.
『재료나 담그는 법보다는 그냥 오랜경험에 정성을 쏟는다는 것이 더 중요한것 같아요. 』간을 맞추는데서부터 배추·무우·양념에 이르기까지 모든 손질을 이댁 주부 김여사가 즐곧 혼자 한다는것이다.
김여사의 백김치 특징은 색다른 국물. 쇠고기 육수를 부어 만든 시원한 맛이다. 또 백김치는 심심하면서 담백하기 때문에 흔히 이내 무르거나 군내가 나기 쉬운데 김여사는 이것을 없애기위해 낙지와 쪽파를 넣는 비법을 쓰고있다.
특히 생낙지를 깨끗이씻어 저며 넣으면 군내나는것을 말끔이 없애준다는 것. 그래서 항상 변함없는 맛을 즐길수 있다고 일러준다.
배추 50포기로 백김치를 담을경우 김여사는 무우 중치20개, 마늘마진것 1되, 실자주3흡, 낙지10마리, 미나리5단, 청각 반근, 검은버섯 약간, 밤1되, 배10개, 잣2흡 정도의 비율로한다.
배추는 7시, 8시간정도 소금에 절인다음 모든 양념은 채썰어 실고추와 잣으로 함께 소를 박는다.
소를 넣은다음 실로 각 포기마다 얽어매 소가 밖으로 흘러나오지않게 묶어둔다.
육수는 쇠고기 살코기를 푹 달여 식힌다음 소금으로 간하여 배추포기가 잠겨 보이지 않을 정도로 붓는다.
간혹 백김치맛을 바꾸어보기 위해 김여사는 멸치젓 국물을 할 때도 있다. 멸치젓 국물을 달여서 한지에 걸러 아주 맑게 한다음 붓는다고 한다. 그러나 이 멸치젓국물 백김치는 오래 먹지않을 정도로 양을 적게한다고 말한다.
육수 백김치는 담근후 보통 한달후면 익어 먹을수 있게 된다. 김여사는 백김치 단지를 꼭 그늘진 마당에 묻어둔다고 한다.『밥상에 내는것도 좋고 특히 겨울저녁 밤참에 곁들이면 별미가 되지요. 』김여사는 술자리 손님들의 후식으로 이 백김치가 환영받는다고 말한다. 떡이나 도토리묵등 밤참에는 물론 국수말이로도 김여사댁에서는 언제나 백김치가 쓰여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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