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에 그치려나…핵에너지 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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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애초부터 환경론자들에 의해 약간의 반발이 있기는 했지만 자원고갈에 직면하고 있는 우리에게 원자력발전은 선망의 「에너지」원이었다. 이는 자원이 풍부하다고 하는 미국인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오늘날 미국에서 핵발전소는 예상보다 반응이 좋지 않음으로써 핵 발전이 미래의 「에너지」대체물이 될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73년 미국전역에서 36개의 핵발전소 건설주문이 쇄도한데 반해 올해는 불과 4개밖에 주문이 들어오지 않았다.
60년대 말 전문가들은 20세기말까지 2천 개의 핵발전소가 세워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그「포드」행정부에 와서는 그 예상이 5백개, 그리고 「카터」행정부에 와서는 3백50∼4백개로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풀이 죽은 것은 「웨스딩·하우스」·「제네럴·일렉트릭」과 같은 본격적인 핵발전소 건설회사들이다.
물론 이들 회사들은 80년대까지 주문을 받아놓고 있기는 하지만 회사간부들의 표정은 우울하기 짝이 없다.
이처럼 핵발전소의 인기가 떨어진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아이러니컬」하게 석유파동으로 인해 생겨난 「에너지」절약이 핵발전소의 건설 필요성을 감소시킨 것이다. 즉 석유파동이전 매년 7%의 전력수요증가를 보이던 것이 74년에는 「제로」상태에 머무르자 더 이상의 발전소건설이 무의미하게 되었다. 또 핵발전소의 보급은 환경론자들에 의해서 심한 반대에 부딪쳤으며 이것의 안전성 자체도 의심받게 되었다.
더욱이 보다 적절한 「에너지」의 장기적인 수급을 위해 핵발전소가 늘어나야 한다는 「슐레진저」 「에너지」청 측 견해와는 달리 「카터」 대통령은 핵「에너지」의 개발 필요성이 과장되어 있다고 일축하고 있다.
「카터」대통령은 핵연료의 보다 엄격한 통제를 골자로 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함으로써 핵발전소 업자들을 더욱 궁지에 빠뜨리고 있다.
이처럼 곤경에 빠진 핵발전소 업자들의 표정은 「제네럴·일렉트릭」의 「에드워드·후드」부회장의 『주 업종을 바꾸지 않는 한 회사지탱이 어렵겠다』는 말로 실감나게 표현 되 고 있다. <미 「뉴스위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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