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대한 기본 인식 등 광범 토의|남 부총리 한일 각료 회담 출발 앞서 밝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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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3일 상오 남덕우 부총리는 『주한 미군 철수를 비롯한 정세 변화와 관련, 일본측에 자본 협력 증대나 방위 산업 지원 등을 요구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5일부터 2일간 동경에서 열리는 제9차 한일 각료 회담에 수석대표로 참석하는 남 부총리는 4일의 출발에 앞서 가진 기자 회견에서 『현재 한일 양국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현안 문제보다 일본 정부와 국민의 한국에 대한 기본 인식』이라고 말하고 『보다 구체적으로는 한국이 동북「아시아」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인식』이라고 말했다.
남 부총리는 일부에서 일고 있는 한일 유착론이나 한국의 자주 노력에 대한 곡해에 대해 이번 회담을 통해 유감의 뜻을 표하겠다고 말했다.
한일 양국간 경제 협력은 앞으로 국제 경쟁 입찰을 통해 일본측으로부터의 도입이 유리할 때 자연히 이뤄질 것이며 사전에 일정한 금액을 정해 놓고 하는 식의 경협은 지양될 것이라고 밝힌 남 부총리는 이번 회담에서도 「프로젝트」별 이외의 금액 요구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현재 계류중인 대일 경협 사업은 포항제철 4기 확장·서해 화력 등 민간 차관 6∼7건과 공공 부문에서 제주항 개발(3천만「달러」), 시도 의료 시설 확충(3천만「달러」) 등 2∼3건이라고 남 장관은 밝혔다.
남 장관은 일본측이 국내법 제정을 이유로 미루고 있는 대륙붕 공동 개발에 관한 한일 대륙붕 협정 비준서 교환을 금년 말까지 매듭짓고 내년 초부터는 개발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제의하겠다고 말했다.
남 부총리는 또 일본과의 무역역조 시정이 『최대 관심사』이기는 하지만 이 문제는 국내 산업 구조 개선으로 대일 의존도를 줄여 나가야 하는 우리측의 문제라고 말하고 일본측에 대하여는 단기적 무역 규제를 지양, 양국 상호 보완이란 관점에서 협조하는 방안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①국제 정세 및 양국 관계 일반 ②양국 경제 정세 ③한국 경제 관계 ④기타로 의제가 확정된 이번 각료 회담의 양측 대표단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한국=남덕우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장관(수석), 박동진 외무, 김용환 재무, 최각규 농수산, 장예준 상공, 신현확 보사, 김영선 주일대사
◇일본=「하도야마」 외상(수석), 「보」 대장상 「스즈끼」 농림상, 「다나까」 통산상, 「구라나리」 경제기획청장관, 「이시하라」 환경청장관, 「스노베」 주한 일본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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