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유화 등 복합적 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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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북괴의 제32차 「유엔」총회 결의안 불제출은 비생산적인 한국문제 토의가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유엔」을 떠날 채비를 차렸다는 점에서 환영할만하다.
그러나 북괴가 작년에 결의안을 자진철회한 것이 결정적인 세불리에 의한 전술적 변화였다면 금년의 불상정은 그들나름의 정책변화기도가 내밀히 숨은 복합적인 것으로 보인다.
가장 교조적이고 전투적인 북괴가 상황변화에 스스로 무릎을 꿇었다고 보는 것은 안이한 평가다.
「카터」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본격화한 미국의 철군정책과 과거의 적대국가와 관계개선 움직임을 보인 미국의 자세변화가 북괴에 유리한 정세변화라는 판단을 안겨주었을 가능성은 크다.
특히 미·중공 수교가능성과 결부해 북괴가 차차 과거의 허황된 외교자세에서 탈피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이번 불상정 태도를 택했다면 우리의 대응조처도 과거의 임기응변적 「유엔」외교에서 탈피, 장기정책을 펴야 하며 성질이 다른 외교적 도전을 받고 있다는 가정 하에 행동해야 할 것이다. <전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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