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평화 협상에 다시 암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미·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의 접촉용의표명으로 한 단계진전을 보인 중동평화 노력은 이스라엘 정부가 PLO의 존재를 거부하는 종전의 입장을 고수함으로써 난관에 부닥쳤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외교적 노력의 궁극적 목표가 67년 후 점령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에 팔레스타인 국가건설에 있는 것으로 보고 이를 원칙적으로 봉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중동평화 협상진전은 미국의 이스라엘에 대한 PLO인정압력으로 집중, 미국을 중재자로 한 3각 협상으로 압축되고 있다. 미국과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온건파 아랍국가들의 1차적 목표는 일단 PLO와 이스라엘을 평화협상에서 직접 대면시키는데 있는 만큼 이스라엘의 태도가 제네바 회담 재개의 관건이 되고 있다.
【예루살렘 9일 AP합동】이스라엘 정부는 9일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가 이스라엘 생존권을 인정한 유엔안보리 결의 안 242호를 설사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PLO의 제네바 중동평화회담 참여를 걸대로 용납하지 않으며 지미·카터 미 대통령이 최근 빈번이 거론한 팔레스타인 국가 창건 개념을 수락하지 않을 것 등 이스라엘 정부의 포괄적 중간정책을 밝히는 6개항 기본입장을 미국 정부에 공식통고 함으로써 사이러스·밴스 미 국무장관의 중동순방결과 고조되었던 제네바 중동평화타결전망은 또다시 중대한 암초에 부닥쳤다.
메나헴·베긴 수상은 이날 밴스 장관과의 1차 회담을 끝낸 후 『PLO의 궁극적 목표는 이스라엘을 멸망시키는데 있다』고 못박고 『PLO가 242호를 아무런 유보 조항 없이 수락하는 것이 자동적으로 PLO의 유대국가 말살을 규정한 국가헌장 폐기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베이루트 9일 로이터합동】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는 9일 유엔안보리 결의 242호가 팔레스타인의 민족권을 인정하는 것으로 변리』된다면 재 소집되는 제네바 중동평화회의에 참가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고 안보리는 팔레스타인의 자결권·국가독립권·고향복귀권 등을 촉구한 24년의 유엔 총회 결의 3236호에 따라 그들의 대중동 정책을 다시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카이로 9일 AP합동】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는 내주 다마스터스에서 정책수립기구인 중앙위원회 합의를 열고 미국이 PLO와 협상할 용의를 보인데 대한 PLO 즉 태도와 협상조건 등을 토의할 것이라고 9일 PLO집행위원 아메드· 다자니씨가 밝혔다.
【워싱턴 9일 UPI동양】미국과 유럽국들은 중동평화의 전제조건으로서 이스라엘의 생존권을 인정한 유에 결의 242호의 수정을 요구한 팔레스타인의 요청에 따라 이미 결의를 『팔레스타인의 민족권』도 인정한 내용으로 수정, 올 가을 유엔 총회에 제출할 가능성을 토의 중이라고 미 외교소식통이 9일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