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에선 구조·함정 경력 있어야 간부 임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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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카트리나로 홍수가 난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해안경비대가 구조활동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일본 해상보안청과 미국 해안경비대(US Coast Guard)는 구조·함상 전문가가 아니면 간부로 임용하지 않는다. 총경 이상 고위 간부 가운데 상당수가 경비함정 근무 경험이 없는 우리 해경과 가장 큰 차이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최고위직인 장관과 차관 등 2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주요 간부와 직원은 전문 해상보안관으로 채워진다. 해상보안관으로 일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조건을 갖춰야 한다.

 간부는 히로시마(廣島)현에 있는 ‘해상보안대학교(4년제)’를 나와야 한다. 2학년 2학기 때부터 순시선 등 근무 시 담당할 전문분야(항해, 기관, 정보통신) 중 1개를 전공한다. 졸업하면 6개월간 연습선(고지마)을 타고 세계일주 원양항해 실습과 해난구조 등 실무를 배운다. 임용 초기 반드시 2∼3년간 승조원으로 일한 한 뒤에야 육상근무를 할 수 있다.

 일반 직원은 교토(京都)부 마이즈루(舞鶴)시에 있는 해상보안학교 1년(일부 분야 2년) 과정을 수료해야 한다. 졸업 뒤에는 업무에 따라 항공·해양과학 등 해상보안대학에 없는 과정을 배운다.

 이와 별도로 해상보안청에는 특수 훈련을 받은 해난사고 구조 전문가 120여 명이 근무한다. 이 중 일부 최정예 요원은 ‘특수구난대’란 이름으로 전국 곳곳의 공항(하네다공항 36명) 등에 배치돼 있다. 전문 교육제도와 신속한 구조 시스템 덕분에 지난해 해상보안청에 통보된 해난사고의 구조율이 96%에 달했다. 일본 해상보안청의 관할 업무는 육상경찰과 경계가 명확하다. 경비(바다에서의 범죄수사와 경비), 구난구조, 해양정보(해도 작성·조류측정 등), 교통(등대 관리 등) 등 4개다. 2012년 일본 해상보안청의 예산은 1780억 엔(약 1조8000억원)인데 해상안전 분야는 따로 구분돼 있지 않다.

 미국의 해안경비대는 평소 국토안보부 소속이지만 전시에는 해군의 지휘를 받는다. 사실상 군대조직이다. 인명 구조를 포함해 밀입국자 수색·체포, 밀수 단속 업무 등을 수행한다.

 해안경비대 인력은 크게 장교와 사병으로 나뉜다. 장교는 코네티컷주의 해안경비대 사관학교(USCG 아카데미)에서 배출한다. 4년제인 사관학교에는 고졸 이상 학력자가 갈 수 있다. 1학년은 여름방학 기간에 7주 동안 군사훈련을 받는다. 항해훈련과 수영 등 체력훈련도 포함된다. 2학년 여름방학 때는 10주 코스로 해상화재나 비상사태 대처훈련을 한다. 사병은 뉴저지에 있는 훈련소에서 8주간의 기본교육을 받아야 한다. 수영과 생존술 등을 기본으로 익혀야 한다.

 해안경비대의 행정 업무는 8300여 명의 민간인 고용 인력이 담당한다. 인력은 법률가, 행정공무원, 엔지니어, 연방 소방대원 등이다. 해안경비대 신조는 ‘나는 구조를 위해 늘 신속하게 행동해 적시에 도착한다’이다. 해안경비대는 2012년 한 해 동안 1만9790건의 해양 수색과 구조 활동으로 3560명을 구했다. 장비는 경비정이 244척, 소형 함정 1776척, 항공기(헬기 포함) 198척을 보유하고 있다. 1년 예산은 106억 달러(약 11조원·2012년)이다.

워싱턴· 도쿄=박승희·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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