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아내의 외도를 모르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아내의 외도를 눈치 챌 수 있는 변화들... 아내의 카드 씀씀이가 많아졌다, 몰래 받는 전화가 있다, 외출이 잦아졌다, 술을 마시고 들어온다. 그런데도 도무지 남편들은 무감각하다. 남편이 아내의 외도를 모르는 이유?

흔히들 여자는 외도를 하면 남편도 자식도 다 버린다, 라고 말한다. 속된 말로 여자들이 더 막 나간다는 것이다.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남편들은 아내를 종종 방치한다. 사회적으로도 남편들이 일이 바빠 아내를 방치하는 것은 용인한다.

아내와 자식 먹여 살리기 위해 그런 것인데 그것을 가지고 왈가왈부 한다는 건 철 없는 여자라는 것이다. 남편에 의해 방치된 여자들은 사실 이중으로 방치 당하는 경우가 많다. '배부른 소리 한다'며 친구, 특히 가족들은 여자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남편이 바람을 피면 아내는 그걸 귀신 같이 눈치 채지만 반대로 아내가 바람을 펴도 남편은 그 외도가 꽤 진행될 때까지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간 다음에야 현장을 목격하기 때문에, 여자들의 외도는 더욱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릴 수 밖에 없다.

이유가 뭘까?

대부분 아내의 외도가 이루어지는 경우는 남편의 관심 밖에 방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내가 아무리 이상한 낌새를 풍기더라도 각방을 쓰는 것이나 다름 없는 관계라면 절대로 알지 못한다.

두 번째는 여자들처럼 의심을 안 하는 것. 한 밤에 낯선 남자한테 전화가 와서 아내가 받아도 잘못 걸린 전화라고 하면 대부분의 남편들은 믿는다. 내 아내만은 절대로 외도할 주변머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남편들이여~ 아내의 행동을 잘 보면 외도를 하는지 안 하는지 금방 알아챌 수 있다. 집에만 있는 여자들의 경우 특히 그러하다. 아내가 다음과 같은 변화를 보이는가?

1 깜짝깜짝 잘 놀란다
2 골똘히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3 평소보다 옷이나 화장품, 구두를 자주 산다
4 카드 씀씀이가 많아졌다
5 몰래 받는 전화가 있다
6 외출이 잦아졌다
7 술을 마시고 들어온다
8 약속이 많아졌다

별거 아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아내의 행동을 관찰하면 알 수 있는 사실들이다. 위 보기들의 공통점이 무엇이겠는가. 바로 평소 생활 모습과 거리가 먼 행동들이다.

아내들은 남편의 스케줄을 남편 자신 못지 않게 꿰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남편들은 아내의 스케줄에 대해서는 깜깜하다. 아내가 메모를 해 놓은 달력이나 스케줄표를 그냥 지나치지 마시라.

남편들은 가정 생활을 희생한 것을 다른 데서 만회할 수 있다. 남들보다 빠른 승진, 남들보다 많은 보수, 남들보다 앞선다는 우월감 등 남편들에게는 보상이 따른다. 그러나 아내들은 다르다. 그러나 아내의 자리는 '희생과 헌신의 자리'로만 아는 남편들이 아내의 외도를 부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사회의 시선. 남자들의 외도에 대해서는 관대하다. 처가에서 알더라도 그냥 덮어 준다. 당장 이혼하라고 하는 장인 장모가 몇이나 있는가. 그렇지만 그 반대의 경우가 발생하면 같이 살라는 시부모는 드물다.

한 번의 잘못을 일생의 주홍글씨로 멍에처럼 지고 살 자신이 없어 이혼을 강요 당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여자의 경우 가족이 아는 경우는 바로 이혼이 진행된다는 것이 이혼 전문 변호사들의 증언이다.

바람 피려고, 이혼하려고 결혼한 사람이 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바람 피운 배우자에게 '어이구 장하다, 내 마누라'하고 궁둥이 토닥여 주라는 소리가 아니다. 아내들에게 무관심한 남편에게 시위하는 셈으로 바람 피라는 소리는 더더욱 아니다.

지금 권태로운 일상을 함께 하고 있는 내 파트너의 일상도 권태로움을 알아 달라는 말이다. 그리고 그 사람은 내가 사랑해서 결혼한 사람이었음을 깨달아 주시기 바란다.

기획 : 김수영(여성중앙) | patzzi 김승연

기사제공 : 팟찌닷컴 (http://www.patzzi.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