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 인터뷰] 40조 고성이 기수

중앙일보

입력

▲ 소 속 조 40조
▲ 생년월일 1974/05/10
▲ 통산전적 1225전 (63/73/75/115/113), 승률 5.1%, 복승률 11.1%
▲ 기(期)수 17기

밝은 미소가 항시 얼굴에서 떠나지 않아 모든 이들에게 호감을 주는 기수가 있다. 바로 고성이 기수가 그 주인공인데, 경기도 성남을 고향으로 하고 있는 그는 풍기는 외모에서 보듯 낙천적인 성격의 소유자이다. 1996년 6월 정규 17기로 기수복을 입는 고 기수는 크게 화려하지는 않지만 꾸준함으로 팬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다. 이런 꾸준함 때문에 부진마에 기승하여 입상할 때가 종종 발생하여 한때는 고배당 제조기라는 별명을 얻기까지 했다.

지난 한해 많지 않은 기승 기회 속에 출전한 경주에서도 생각대로 레이스가 풀리지 않아 침체의 늪에 빠져 있었던 고 기수는 금년 8월 기수 생활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기 위해 아일랜드로 향한다. 두 달여의 경마 연수를 다녀온 뒤 40조(고옥봉 조교사)에 둥지를 새롭게 튼 그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금주에는 신예 시절의 정신자세로 돌아가 제 2의 경마 인생을 열어가겠다고 결심을 밝히는 고성이 기수를 만나봤다.

아일랜드 경마 연수, 정신자세 가다듬는 계기
40조와 새로운 인연, 슬럼프 탈출의 버팀목

- 지난 10월 2승의 성적을 거뒀는데.

상반기 중에 단 1승도 거두지 못해 상대적으로 10월 한 달의 성적이 돋보였던 듯하다. 성적을 떠나서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어떤 점이 불만족스러웠는지.

우승에 대한 중압감 때문에 충 분히 잘 풀어갈 수 있는 경주를 여러 번 망쳤다. 특히 지난 토요(11월 1일) 제 1경주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소속조의 국내산 2세 암말인 '주말의기쁨'에 기승한 경주였는데, 다루기 까다로운 말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직전 경주에서 한번 기승한 바가 있어 레이스 운용에 자신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종반 서두르는 바람에 말이 사행을 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제재까지 받게 되어 나 자신에 많이 화가 났었다.

- 그렇다면 최근 들어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경주는.

지난 10월에 역시 소속조의 국내산 3세 수말인 '삼학사'에 기승했던 경주이다. 우승을 해서 마음에 들었다기 보다는 말의 능력을 믿고, 잘 참고 레이스를 전개한 것이 좋은 결과까지 이어져 경주가 끝난 이후에도 기분이 좋았다. 내 의지대로 레이스를 풀어나갔기 때문에 최근 들어 가장 마음에 드는 경주였다.

- 한동안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최근 한 일년 이상 개인적인 침체기였다고 생각한다. 부진 탈출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했음에도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몸을 막 굴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리석은 행동이었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아일랜드 연수를 결심하게 되었고, 그곳에서의 규칙적으로 짜여진 생활이 나를 새롭게 거듭나게 했다. 귀국 이후 40조에서 일하게 된 것도 나에게는 큰 행운이었다.

- 40조와 인연을 맺게된 계기와 분위기에 대해.

성씨가 같은 것이 인연의 시작이었다(웃음). 마방 분위기는 화기애애하며 가족적이다. 특히 조교사님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나에게는 큰 힘이 되고 있다. 친자식처럼 너무나 잘 대해 주시기 때문에 항시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 체력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매일 러닝을 하고 있다. 아일랜드에서 연수를 받을 때부터 시작했는데 귀국 이후에도 서울대공원 주변이나 경마공원 내 주로를 3바퀴 이상 뛰고 있다.

- 최근 들어 애착이 가는 말이 있다면.

16조에 있을 당시에 공을 들였던 '미스틱로'이다. 데뷔하기 이전부터 훈련을 담당했었는데, 하루가 다르게 기량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여 상당히 애착을 가졌었다. 하지만 경주에는 정작 한번밖에 출전하질 못했다. 지금도 잘 뛰는 모습을 보면 일한 것에 대한 보람을 느끼게 한다.

- 앞으로 계획에 대해.

40조로 옮겨온 이후 소속조의 마필들을 이제 거의 한번씩 타보았다. 첫 번째 기승했을 때는 실수도 많았지만 개개 마필들의 습성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 지금부터는 다를 것이다. 같은 실수를 거듭하지 않도록 평소 꾸준히 준비할 것이고, 큰 믿음을 주고 있는 마방 식구들에게 실망을 안기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올해가 가기 전에 조교사께 월간 MVP를 선물하는 것이다.

-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어둠고 긴 터널에서 막 빠져나온 느낌이다. 신예 시절 먹었던 초심으로 돌아가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신 팬 여러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 드리고, 좋은 경주력으로 보답할 것을 약속드린다..

▣ 출 생 지 : 경기도 성남
▣ 생년월일 : 1974년 5월 10일(29세)
▣ 가족사항 : 부모님과 2남 중 차남
▣ 소 속 조 : 40조(고옥봉 조교사)
▣ 기승중량 : 51kg
▣ 데뷔일자 : 1996년 6월 1일
▣ 통산전적 : 1206전(60/71/72/113/111), 승률 5.0% 복승률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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