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적 이미지 개선 속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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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해설>
「유러·커뮤니즘」에 대한 김일성의 호의적 발언은 북괴의 정책 방향을 몇 가지 상징한다는 데서 주목된다.
즉 김의 발언은 중·소 틈바구니의 줄다리기 외교에서 북괴가 소련보다 친 중공 쪽으로 기울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공산주의 체제로 비판받는 김 자신의 통치체제를 합리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삼겠다는 것을 뜻한다. 또 이는 공산당이 있는 서구국가에 북괴의 「이미지」를 부드럽게 만들자는 속셈으로도 보인다.
「유러·커뮤니즘」은「이탈리아」「프랑스」를 비롯한 서구의 공산당들이 소련의 획일적인 국제 공산주의 지도 이념을 거부하고 각 나라의 실정에 맞도록 이론을 수정,「프롤레타리아」독재를 포기하고서라도『자주적』인 공산정권을 성립시키겠다고 주창하고 나서 상당한 세력을 얻고 있다.
중공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소련의 비난 표적이 되고 있는 이「유러·커뮤니즘」에 대해 김일성은『각국의 구체적인 실정에 따라 공산주의자들은 그들의 행동을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말함으로써 소련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면서 북괴의 이단적인 공산주의를 옹호한 것이다. 【김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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