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파, 본회의 대응전략] '반대토론 릴레이'로 시간끌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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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평화 의원 모임' 등 파병 동의안에 반대하는 의원들은 1일 본회의 통과 저지 전략을 짜느라 온종일 분주했다.

개혁국민정당 김원웅(金元雄)대표 등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평화통일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들과 함께 이라크전 파병 반대 토론회를 열었다. 한나라당 김홍신(金洪信).민주당 송영길(宋永吉)의원 등은 릴레이 농성을 하는 등 여론몰이에도 주력했다.

이들은 일단 2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최대한 많은 의원이 반대토론에 나서 파병의 부당성을 적극 홍보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은 "15분씩 20명만 토론에 나서도 5시간이 넘게 걸린다"며 "반대토론이 의장의 제지없이 계속된다면 오후 2시에 열리는 본회의는 자연스레 표결 없이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문제는 의장과 여야 총무가 반대토론의 기회를 아예 주지 않기로 결정하거나 5~6명으로 제한할 경우 반대파 의원들이 어떻게 대응하느냐다. 민주당 정범구(鄭範九)의원은 "일부 강경파 의원은 '의장실을 점거해서라도 표결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대다수 의원은 물리적 저지는 자제한다는 입장"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나라당의 한 초선 의원도 "국회 내에 파병 반대 의견도 있다는 점을 국내외에 충분히 알린 만큼 어느 정도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본다"며 "반전 여론도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있어 무리수를 두다가는 자칫 여론의 역풍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토론이 무산될 경우 강경파 의원이 절차 위반임을 지적하며 강력 반발, 본회의가 또다시 파행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들은 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반대파 의원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찬 모임을 갖고 최종 저지 전략을 결정한다.

박신홍 기자 <jbjean@joongang.co.kr>
사진=조용철 기자 <youngc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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