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美사업체 구입 부쩍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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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요즘 미국으로 이민 오는 사람 중 중산층 미만은 별로 없습니다. 무작정 와서 식당.세탁소.정비소 등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며 밑바닥부터 시작한다는 것은 옛말이죠. 특히 정권이 바뀌고 북핵 문제가 시끄러워진 뒤로는 미국 영주권을 미리 확보하고 재산도 분산해 둔다는 생각으로 투자이민을 추진하는 한국의 부유층 고객이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 DC 근교의 유명 로펌에서 한국고객의 투자이민을 전담하는 변호사 金모씨는 올해 초부터 몰려드는 고객에 하루 일정이 부쩍 바빠졌다고 한다.

그의 고객들이 주로 사들이는 사업체는 스타벅스.서브웨이.피자헛.던킨도너츠.올리브가든 등 유명한 외식업체의 프랜차이즈. 지분의 절반만 인수하더라도 최소한 1백만달러는 있어야 한다.

미국 정부는 투자규모 1백만달러(중부 지역은 50만달러) 에 종업원 10명 이상을 고용하는 투자이민자에게 영주권을 준다.

일반 중산층의 이민형태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일단 방문 비자로 온 뒤 곧바로 가족 중 한명이 적당한 대학.직업학교에 등록해 학생비자로 시간을 벌면서 취업비자(H)나 영주권을 차례로 신청하는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9.11 테러 이후 학생비자와 취업비자의 요건이 까다로워지면서 비(非)이민 소액투자비자인 E-2 비자가 각광받고 있다.

E-2 비자의 경우 10만~20만달러로 작은 사업체를 창업.매입하면 일단 2년간은 장기체류가 가능하고 자녀들이 공립학교에도 다닐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현재 미국 동.서부 지역의 한인 변호사나 부동산업자들은 국내 이민대행업체와 손잡고 E-2비자에 대한 집중적인 홍보를 벌이고 있다.

워싱턴=이효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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