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자부 인사 특징] 주요직 대폭 물갈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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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본부의 1급 12자리와 주요 국장 7자리가 전원 새 진용으로 짜인 행정자치부의 이번 인사는 지난달 18일 1급 11명으로부터 일괄 사표를 받으며 예고됐던 대로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최양식 인사국장 등 2급 공무원 8명이 1급으로 대거 승진했고, 이승우.박승주 국장 등 2명이 1급 승진자로 내정됐다. 또 사표를 냈던 11명 가운데 나이가 가장 적은 3명에 대해서만 사표가 반려됐다.

김두관(金斗官)행정자치부 장관은 1일 이번 인사의 특징을 ▶다면평가 결과 반영▶조직 분위기 쇄신을 위한 고위 공무원 대거 퇴진▶소외받았던 부서 근무자, 비고시출신, 지방근무자 중용 등을 들었다.

金장관은 특히 2급 이하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다면평가 결과를 실명과 지지도까지 구체적으로 공개하며 "전체 직원의 뜻을 반영했다"고 강조했다.

다면평가 결과에 따르면 1급의 일괄사표에 대해 56%가 찬성했고, 차관보 등 주요 보직 적격자를 묻는 질문에서도 실제 임용자들이 모두 3위 이내의 지지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차관보의 경우 다면평가 결과 1위 박명재(34.8%), 2위 권욱(17.7%), 3위 권오룡(12%)으로 나타났는데도 실제로는 권오룡 전 청와대비서관을 기용, "金장관이 이미 그림을 그려놓고 다면평가는 합리화 수단으로 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고위급 퇴진을 통해 물갈이를 하겠다는 원칙도 다소 흔들린 것으로 보인다. 김주현 차관(행시 13회.50년생)보다 고시 기수나 나이가 적은 사람들이 중용될 것이라는 예상이 상당부분 빗나갔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핵심 요직인 차관보와 기획관리실장에 총무처 출신을 기용해 구 내무부와 통합된 뒤 한번도 장.차관을 배출하지 못했던 총무처 출신들의 소외감을 배려한 점이 두드러졌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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