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선수단 버스, 인천서 습격당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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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경찰이 지난 5일 롯데 구단 버스에 올라 행패를 부린 남자들을 연행하고 있다. 일당 중 한 명의 왼팔에 문신이 새겨져 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롯데의 구단버스가 습격을 당했다. 프로야구 심판에 이어 선수들까지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지난 5일 인천 SK전을 마친 롯데 선수단이 사우나를 하고 버스에 타려는 순간 폭력배로 보이는 남자 3명이 시비를 걸어왔다. 롯데 구단은 “이들이 강민호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했다. 다른 선수들에게도 행패를 부렸지만 선수들은 꾹 참고 버스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때 한 롯데 팬이 “왜 선수들에게 욕을 하는가”라고 항의했다. 이들은 허리띠를 풀어 롯데 팬의 목을 졸랐다. 롯데 투수 송승준과 이진오 트레이너가 달려와 남자들을 제지했고, 이 과정에서 한 명이 이 트레이너의 오른 손목을 물었다.

 이들은 선수단 버스에 올라 상의를 벗고 행패를 부렸다. 맨 앞자리에 앉아 있던 김시진 롯데 감독이 “당장 버스에서 내려라”고 소리쳤지만 막무가내였다. 화가 난 롯데 선수들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김 감독은 “나서지 말라”고 말렸다.

 롯데 구단 직원의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도착했다. 남성들은 행패를 멈추지 않다가 경찰이 전기총을 꺼내자 순순히 버스에서 내렸다. 경찰은 이들 3명에게 수갑을 채워 연행했다. 김 감독은 “그들은 우리가 맞대응하기를 기다렸다. 두 명은 시비를 걸고, 한 명은 동영상을 찍고 있더라. 선수단으로부터 뭔가를 뜯어내려 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한바탕 소동을 겪은 롯데 선수들은 6일 부산 두산전에서 19-10으로 대승했다. 롯데는 프로야구 최초로 3회까지 매 이닝 타자 일순하며 16득점 해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잠실에서는 LG가 한화에 5-4 역전승했다. NC는 넥센을 6-3, 삼성은 SK를 8-4로 제압했다.

부산=유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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